입력2006.04.03 04:13
수정2006.04.09 17:29
재테크 시장에서도 고유가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고유가의 원인이 주로 공급측 요인에 기인하는 만큼 대부분 전망기관들은 유가가 쉽게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유가에 따라 재테크 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이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약 0.2%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지난주 이후 주가가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하고 원유수요 탄성치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고유가에 따른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뒷받침해 주는 대목이다.
관심은 과연 주가조정폭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다행히 재테크 생활자들의 자산운용이 선진화되고 있다.
저금리 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노후 대비 자산운용의 주수단으로 각종 펀드와 연금 등 미국식 자산운용 방식이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추세다.
유동성이 풍족한 것도 주가하락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 시점에서 주가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상대적으로 시장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시장금리는 미국 금리 인상과 국채발행으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앞으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우려가 가시화될 경우 시장금리는 콜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 없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이 실질적으로 금리 상승기에 들어간 만큼 무엇보다 '금리는 올리간다'는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처럼 저금리 국면이 약 3년 이상 지속된 상황에서는 이 같은 인식전환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예금고객보다 대출고객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미 대출을 받는 고객은 자금여유가 있으면 만기가 긴 대출을 우선적으로 상환할 필요가 있다.
또 변동금리로 대출받을 경우 금리 변동주기를 길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예금상품을 보유하는 고객들은 가능한 한 돈을 짧게 굴려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 더 나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여유자금을 최대한 짧은 기간으로 운용하면서 정기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또하나 주목해야 할 변수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는 점이다.
물론 미국 내 자본이탈에 따른 역(逆)자산 효과 때문에 달러약세폭은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전통적으로 달러가치와 유가와는 대체관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당분간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국내시장에서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재테크 수단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는 인도 펀드와 같은 해외투자나 금을 비롯한 실물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개인 입장에서 해외투자를 하더라도 환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전략은 반드시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