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화가였던 운보(雲甫) 김기창(1914~2001)과 우향 박래현(1920~1976),그리고 한국화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여류화가 천경자(81·미국체류).이들의 공통점은 여행을 통해 많은 스케치를 남겼고 탄탄한 데생력으로 신문 잡지 등에 삽화와 컷도 많이 그렸다는 점이다.


이들 3인이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그린 드로잉만을 모은 기획전이 20일 서울 평창동 그로리치화랑에서 열린다.


그로리치화랑 개관 30주년 기념전의 일환으로 40여점이 선보인다.


운보의 드로잉은 한국전쟁 때 체험한 전쟁의 쓰라림을 연필로 스케치한 '전쟁'시리즈를 비롯해 시골 장터의 정감넘치는 분위기를 잉크로 그린 '시장풍경',스페인 여행 중에 그린 '스페인 무희' 등이 출품된다.


이에 반해 박래현의 작품들은 문양과 꽃의 이미지를 수없이 작업한 실험작인 '문양''꽃' 드로잉이다.


천경자의 경우 종이에 먹으로 그린 '누드'시리즈를 포함해 한국여인과 해외 여행 중에 제작한 외국여인의 이미지를 채색으로 표현한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된다.


9월10일까지.(02)395-5907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