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보험 등 금융상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은행의 '미니 점포'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서울 잠실의 주상복합아파트 갤러리아팰리스에 '소형 특화점포'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건물 2층에 60여평 규모로 마련된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은 점장을 포함해 전체 직원이 5명이다. 일반 점포에 비해 직원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금융상품 판매 노하우가 뛰어난 베테랑으로 차출됐다. 이들은 갤러리아팰리스 단지 및 인근 아파트 고객을 대상으로 펀드등 금융상품을 판매하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업방식도 일반 지점과 다르다. 고객이 점포로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서는 아웃바운드(out-bound) 섭외영업 방식이다. 은행권에 벽지 산간 등지에서 운영하는 출장소 개념의 일반 소형점포와 달리 금융상품 판매를 전담하는 미니 점포가 등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은행권 펀드판매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은행이 이번 소형 특화점포를 계기로 시장입지를 더욱 강화하지 않을까 다른 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형 특화점포는 부유층을 상대로 자산관리서비스를 하는 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일반 개인 지점의 중간 단계 성격"이라며 "1호 미니점포의 성과를 봐가며 수도권 및 광역시 등 우량고객이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로 지점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이 소형 특화점포 전략을 구사하기로 한 것은 금융상품 판매 및 자산관리 서비스 영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비용부담이 많은 PB센터를 무한정 확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국민은행은 현재 16개인 PB센터를 올해 말까지 23개로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말 강정원 행장이 취임한 이후 PB센터 확충 계획을 보류했다. 금융계는 소형 특화점포 전략이 '영업 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강정원 행장의 사실상 첫 '작품'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들어 예금 대출 보험 증권 펀드 등 모든 금융거래를 포괄적으로 취급하는 대형 금융백화점식 점포를 지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 행장이 내놓은 소형 특화점포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