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사상 최고치인 1138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종합주가지수는 16일 13.29포인트(1.18%) 떨어진 1116.93에 마감됐다.


지난 3일 장중 1129포인트를 찍고 단기 조정을 보였던 증시는 1080선을 바닥으로 반등하며 이날 장 초반 1137포인트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나면서 결국 큰 폭 하락으로 끝났다.


기술적으로 볼 때 약세장 전환 신호인 '쌍봉'(Double Top)이 출현할 가능성도 있어 불안감이 없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날 증시 조정은 그동안 급등에 따른 '피로감'의 해소일 뿐 조만간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상 최고치 경신은 '시간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조정기간은 국제유가 추이 등에 따라 이달 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2보 도약을 위한 1보 후퇴


이날 증시 조정은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 중론이다.


김승한 CJ투자증권 차장은 "사상 최고점을 앞둔 심리적 부담이 팽배한 상황에서 유가 부담이 커지고 있고 뉴욕 증시의 상승 탄력도 최근 둔화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며 "하지만 이를 선뜻 받아줄 매수 주체가 없어 낙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이날까지 80% 정도 완료되면서 증시 수급 버팀목이 사라져 간다는 인식도 급격한 조정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로 단기 급등 이후 '쉬어 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가와 해외 증시 불안도 전고점 돌파를 앞두고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조정 언제까지 이어질까


대체로 국내 증시는 이달 말까지 박스권 등락을 보이면서 재차 사상 최고치 돌파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조정의 폭과 기간을 결정할 핵심 요인은 국제유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진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15일 일시 반락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주춤해지거나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국내 증시는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100선에서 강한 지지를 받으며 이달 중에라도 사상 최고점 돌파를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넘어설 경우 1050선까지 조정받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9월 말까지 국내 증시가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지훈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3분기 국내 기업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고 내수 회복도 이를 보완할 만큼 속도가 빠르지 않다"며 "3분기가 끝나는 9월 말까지 증시의 반등 계기가 적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당분간은 국제유가 추이와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치를 지켜보면서 박스권 매매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승한 차장은 "조정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은 코스닥 종목과 거래소의 자산가치 우량주 등을 조정기간에 공략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H증시가 작년 초 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철강주 등 중국 관련주에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