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과 학력의 장벽을 뚫고 좁기로 소문난 은행 취업 문턱을 넘은 이들이 나왔다.


화제의 주인공은 양미경씨(39)와 고나영씨(25).이들은 외환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학력 및 연령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실시한 '개방형 공채'에서 11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열한살과 다섯살배기 두 딸을 둔 양씨는 당당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공채에 지원,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양씨는 "신입 행원으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와 두 아이의 엄마라는 점 때문에 지원을 망설이기도 했다"며 "시부모님과 가족의 전폭적인 성원 덕택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상을 졸업하고 백화점 경리사원으로 일하다 지난 94년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하와이주 브리검 영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그는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슴 따뜻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씨는 영등포 여상을 나온 뒤 여섯 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의 바늘구멍을 뚫었다.


그는 "졸업 후 증권사에서 일하며 야간대학을 다니고 투자상담사와 인보험 자격증을 따는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점을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씨는 "어려서부터 스튜어디스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은행 고객들에게 비즈니스 클래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공채에서는 이 밖에 만 40세인 합격자 1명을 포함해 30세 이상 고연령자 10여명,전업주부 5명,대졸 미만 학력 소지자 10명,이공계 출신 6명 등 다양한 인재가 채용됐다.


특히 전체 합격자 중 52%를 여성이 차지하는 등 은행권에 부는 '우먼파워'를 보여줬다.


이들은 한 달간 합숙훈련을 마친 뒤 현장에 배치돼 '뱅커'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게 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