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상장기업이 주식 투자로 2년여 만에 300억원 이상의 대박을 터뜨려 화제다. 중견 제약업체인 일성신약이 그 주인공이다. 일성신약은 지난 2003년부터 우량주식을 저축하듯 꾸준히 사모았는데 최근 증시 호황으로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막대한 평가차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일성신약이 보유 중인 종목은 지난 12일 현재 SK㈜(20만4570주) KT(14만5498주) 한국전력(60만주) 삼성물산(262만560주) 삼성중공업(104만9420주) 현대오토넷(66만7070주) 등 모두 6개,취득금액(장부가액) 기준으로 670억원어치다. 이날 종가기준으로 환산하면 모두 1006억원어치로 평가차익이 336억원에 달한다. 이는 이 회사의 작년 순이익(143억원)보다 5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종목별로는 삼성중공업의 평가차익이 96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한국전력(92억원) 삼성물산(81억원) SK㈜(81억원) 순이다. 특히 SK㈜의 경우 취득금액이 30억원에 불과하지만 이날 현재 평가금액은 111억원으로 수익률이 267%에 달한다. 또 삼성물산은 주식 취득금액이 349억원,평가금액이 431억원에 이른다. 일성신약은 최근에도 삼성물산과 현대오토넷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는 등 주식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물론 일성신약이 대박을 터뜨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92억원을 주고 사들인 SBS 주식을 지난 5월 82억원에 처분해 10억원의 손해를 보기도 했다. KT도 취득가액(74억원)보다 평가금액(58억원)이 커 평가손을 입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투자원금 대비 50%의 수익을 달성,웬만한 펀드매니저 뺨치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일성신약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유자산을 은행에 저축하는 것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게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며 "종목 선정은 증권사의 투자의견 등을 참조해 이사회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