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휴대폰으로 문자를 전송하는 데 가장 우수한 문자 체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대폰에는 12개의 문자 단추가 있는데 이 제한된 문자 단추로 모국어를 가장 편리하게 전송할 수 있는 문자가 한글이라는 것이다. 휴대폰에서 모든 모음자는 ㆍ,ㅡ,ㅣ 세 가지에 획을 덧붙여 만들 수 있고 모든 자음자는 ㄱ,ㄴ,ㅁ,ㅅ,ㅇ 다섯 가지에 획을 더해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글을 전송하는 데는 최소 8개의 자판이면 충분하다. 알파벳은 특정 원리로 자음과 모음이 구분되는 형태가 아니어서 24개의 자음과 모음을 휴대폰 자판에선 단번에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듯 문자체계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휴대폰들은 제조사별로 문자입력 방식이 다르다. 휴대폰 제조사별로 독자적인 문자입력 방식으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바꿀 경우,새로운 문자입력 방식을 익히느라 잠시 고생한 기억을 가진 사용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주요 문자입력 방식의 장단점을 알아본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 중 삼성전자는 '천지인', LG전자는 'ez한글', 팬택계열의 경우 예전에는 '한글사랑' 입력방식을 썼으나 최근에는 'SKY한글Ⅱ'입력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각사 각색의 문자입력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각 문자 입력방식은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삼성전자의 '천지인'방식의 경우,한글창제 원리를 그대로 도입해 사용법을 이해하기 편리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이와 함께 모음입력이 편리하고 키의 활용성도 뛰어나다. 반면 상대적으로 입력타수가 많고 자모단위로 삭제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이와 함께 연속 입력할 때 띄어쓰기가 불편하고 한글조합이 안되는 단어는 입력이 안 되는 점도 지적된다. LG전자의 'ez한글(나랏글)'은 자음이 한키에 하나씩 배당돼 띄어쓰기가 편하다.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자음 6개와 모음 6개를 키보드 자리에 배치해 한글 연속입력에서도 효율성이 뛰어나다. 자모단위 삭제도 가능하고 모드를 전환할 때 한글-영문대문자-한글 식으로 이전 모드로 자동 전환되는 것도 강점이다. 반면 조합해서 입력해야 하는 자·모음이 많고 획수를 추가할때 # *키 들을 눌러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 또 이들 키를 함에 따라 입력반경이 넓어져 한손입력에 불리하다. 팬택계열이 최근 채택한 'SKY한글Ⅱ'방식은 모음과 자음이 모두 표시돼 있어서 입력이 간편하고 자·모음 입력 속도도 빠르다. 자모단위 삭제도 가능하다. 대신 연속입력을 할 때 띄어쓰기가 불편하고 모음키 입력동작도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모토로라 제품에 쓰이는 모토로라 방식(연속누르기 방식)은 직관적으로 사용법을 알 수 있도록 입력방식 이해가 쉬운 게 장점이다. 반면 하나의 버튼에 2~3개의 자음과 모음을 배치해 버튼을 1~3회 누르는 횟수에 따라 입력할 자음이나 모음을 고르는 방식이라 입력시간이 다소 걸리고 된소리 표기에서 다소 불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일이 알파벳으로 발음을 입력한 후 한자로 전환하는 중국어나 102개의 가나문자 입력이 복잡한 일본어에 비해 한글은 문자입력이 훨씬 간편하다"며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낼 때 한글로 5초면 되는 문장이 중국이나 일본 문자로는 35초가 걸린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