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서울 민족대축전 기간에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북한 당국 및 민간 대표단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6·25 전사자의 위패와 무명용사의 유골이 봉안돼 있는 현충탑을 참배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12일 북측이 판문점 남북연락관을 통해 8·15 남북공동행사 일정을 협의하면서 서울을 찾는 당국 및 민간대표단이 15일 중 국립현충원을 방문,참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 대표가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하는 것은 1950년 6·25 전쟁 이후 처음이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북측은 우리 정부와의 어떠한 사전 논의나 전제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현충원 참배의사를 전달해왔다"며 "우리 정부도 민족의 불행했던 과거와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또 "남과 북이 불행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진정한 화해로 나아가는 긴 과정의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충원을 찾는 북측 대표단은 김 비서 외에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최승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최창식 보건성 부상,최창일 문화성 부상,김수남 내각사무국 부부장 등 30여명이 될 전망이다. 특히 김 비서가 사실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인 점을 감안하며 북측 대표단의 국립묘지 참배는 김 위원장의 결심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14~17일까지 열리는 8·15 행사에 모두 17명의 당국대표단을 파견키로 했으며 우리측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유홍준 문화재청장을 비롯한 5개 부처 차관 등 22명의 대표단을 구성했다. 당국 대표단은 14일 서해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15일 오전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8·15 민족대회와 오후 남북 당국 공동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행사기간 중 청와대를 방문,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