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한은 자체 점검 결과 7월 이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주요 지표들이 더욱 개선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이 본 궤도에 진입하면 지체 없이 통화정책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치를 현 수준(연 3.25%)에서 9개월째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 금리 인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총재는 다만 "경기 회복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느냐가 관건"이라며 "금통위는 이 같은 경기 회복 추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고금리 시대에 대비한 영업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과 관련,"시장금리로만 보면 저금리시대가 끝났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책금리(콜금리)가 반드시 시장금리를 선도할 필요는 없고,오히려 역행할 수도 있다"고 말해 시장금리 상승은 정책금리 인상과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박 총재는 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내외금리 역전에 대해 "자본유출 문제는 현재로서는 전혀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획기적인 안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정치권 등에서 상당한 저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