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새벽 불암산과 수락산 능선에는 때 아닌 헤드램프 조명 행렬이 길게 늘어졌다. 열대야 속에서 산악행군에 나선 현대증권 임직원 200여명이 만들어낸 불빛이었다.


현대증권은 지난 주말 찜통더위를 뚫고 무박2일 동안 불암산과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 등 서울 근교 4개산을 오르는 행사를 가져 증권가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총 거리는 무려 45km.지난 5일 밤 11시부터 이튿날인 6일 오후 5시까지 총 18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김지완 사장을 비롯 본사 임원과 팀장급 간부사원은 물론 전국 지점장들이 전원 산에 올랐다.


열대야 속에서 불암산과 수락산을 잇따라 등정한 참가자들은 다음날 아침식사를 마친 뒤 섭씨 35도의 고온 속에서 도봉산과 북한산을 완주했다.


'불-수-도-북 행사'는 김 사장의 기획으로 지난해 처음 시작해 올해가 두 번째다. 작년에는 완주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임직원들이 연초부터 체력단련과 등반으로 몸 만들기에 나선 때문인지 완주율이 70%를 넘어섰다.


이번 행사가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아래 성공적으로 끝난 데는 평소 김 사장이 업무능력 강화의 필수요소로 '체력'을 강조한 영향이 크다.


올해 초 다른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의 칼날을 세우고 있는 동안 김 사장은 인력절감 방안을 뒷전으로 밀어놓았다.


대신 적자부문 임직원들에게 아침마다 조깅을 실시토록 했다.


지방지점을 순회할 때도 지점 직원들과 인근 산을 등반했다.


김 사장은 "당장의 비용 절감보다는 체력강화와 정신무장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보탬이 된다"며 "올 들어 현대증권이 인력 구조조정 없이 수익성 부문에서 업계 선두권으로 떠오르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