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공단, 금싸라기 IT밸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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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공단의 공장용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 몰려있는 영세 임차공장들은 공장용지 가격 상승이 임차료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 도심속 소기업들의 요람인 서울 성수동 일대 준공업지역(64만여평)이 최근 개장한 서울숲공원과 건국대 부근 개발 등에 힘입어 공장용지 가격이 최근 1년 새 20~50%가량 올랐다.
이에 따라 공장을 팔려고 내놓았던 곳들도 서둘러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 지역에 입주해 있는 1500여개 임차공장들은 임차료가 오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성수역을 중심으로 교량형 전철로가 이어진 뚝섬역에서 성수동 사거리까지 제조업체들이 밀집한 이곳엔 인쇄,피혁,섬유,기계 전자 업종의 2900여개 업체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임차공장이다.
◆공장용지 가격 급등,임차기업은 전전긍긍
이 지역은 지난해 평당 800만~1200만원 선이던 공장용지 가격이 최근 1200만~1700만원 선까지 올랐다. 이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중소기업형 공단인 남동공단의 200만~250만원(반월공단은 200만~230만원)의 약 6배에 이르는 것이다.
성수역 부근 등 전철역 부근은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공장용지 가격 급등은 건국대 부근 개발과 서울숲공원 조성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게다가 인근 왕십리민자역사 개발 등도 자극제가 됐다.
공장용지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레 임차료도 오르게 마련이다. 10여년 동안 공장을 임차해 인쇄업체 S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 모사장은 지가가 상승하면서 공장주인이 임대료를 올려달란다며 걱정하고 있다. 현재 100여평 규모의 공장을 보증금 5000만원,월세 500만원에 임차하고 있는 그는 "요새같은 불경기에 월세와 직원들 월급주고 나면 적자를 면하기 힘든 데 임차료까지 올려주면 공장 간판을 내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공장매물 사라지고 입주 문의 꾸준
지난해 300여평의 공장 부지를 매물로 내놓았던 S사 사장은 올초 마음을 바꿨다. 땅값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기업들이 인근에 투자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층 마음을 굳혔다. 공장 매각을 추진하던 다른 업체 사장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성수공단 내 입주기업의 신규투자는 올 들어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 두 달 새 자취를 감췄다. 투기제한지역으로 지정돼 공장 신·증축 허가가 내년 6월까지 나오지 않는 데다 이후에는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이 지역을 첨단 바이오·정보기술 단지로 조성할 것이란 개발계획이 흘러나오면서 기존 입주기업들이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성수공단이 '잊혀진 마치코바(영세공장) 공단'에서 금싸라기 '도심속 첨단IT공단'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공사를 시작,4월부터 분양에 들어간 아파트형공장 우림이비즈(우림건설) 관계자는 "평당 평균 분양가가 540만원으로 구로디지털밸리보다 10~20% 높지만 분양률은 괜찮은 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이 지역에 사옥을 마련하면 차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 IT분야 벤처기업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