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더이상 미뤄선 안될 고유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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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 사망으로 중동 정세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정유업체들의 공급차질이 빚어지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한때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62.30달러를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가 또다시 들썩거리는 양상이다. 그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두바이유도 55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정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전체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국제 석유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정국 불안이 국제 유가를 상당폭 밀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미국 엑슨모빌 등의 공장가동 중단,미국과 중국의 석유소비 증가 등도 이미 배럴당 60달러선을 넘나들고 있는 고유가 추세(趨勢)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 같은 유가 폭등은 우리 경제에 보통 심각한 문제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한 수출 둔화와 함께 기업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초고유가로 인한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대책 마련이 절박한 형편이다.
물론 석유자원이 전무(全無)한 우리 실정에서 어떤 대책이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새로운 대책을 내놓기도 쉽지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유가폭등을 강건너 불보듯 하기엔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심각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초고유가 현상이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번 만큼은 종전처럼 승용차 운행제한 등 단골메뉴를 내놓고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를 비롯 경제 주체들은 우선 위기의식을 갖고 고유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체에너지 개발,에너지절약형 산업구조 개편 등 석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외국의 석유업체 인수,해외유전 광구 매입 등 보다 적극적인 방안도 강구해 나가야 함은 물론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 추가 건설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의 사우디 사태와 같은 돌발(突發) 상황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중동지역 산유국들과의 자원 외교 역량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서둘러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