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원단 시장에서 코오롱의 독주를 막아라.'


화섬업계의 영원한 맞수 효성과 코오롱이 이번에는 600억원 규모인 에어백 소재(원단) 시장에서 한판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효성이 지난달 21일 에어백 모듈(완성품)을 만드는 대우정밀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기 때문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에어백 원단 양산 체제를 갖춰 놓고 판로를 찾아왔던 효성은 대우정밀이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함으로써 에어백 원단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라이벌' 코오롱과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대우정밀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15.7%를 차지하고 있는 GM대우에 에어백 모듈을 제공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다.


효성이 실사를 거쳐 오는 10월 대우정밀을 예정대로 인수하면 코오롱이 대우정밀에 납품해 온 에어백 소재를 밀어내고 효성 제품을 팔 수 있게 된다.


효성은 현재 에어백 원사인 나일론66(연산 3000t)을 개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해놓고 시장진출을 서둘러 왔다.


효성 관계자는 "대우정밀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오토리브만도 델파이코리아 등 주요 에어백 모듈업체를 상대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에어백 원단을 본격적으로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체 에어백 원단 시장의 15%(약 90억원)를 효성에 빼앗기게 된 코오롱은 대우정밀을 인수할 효성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코오롱이 국내 에어백 소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상황에서 완성품 업체들이 납품업체 이원화를 추진하고 있어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효성의 대우정밀 인수는 사실상 에어백 원단 시장에서 두 회사 간 경쟁이 시작되는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며 "지난 10여년간 쌓인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최대한 고객사를 지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은 내수시장뿐 아니라 지난해 10월 중국 난징시에 세운 에어백 공장을 통해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또 전면용 에어백 시장에서는 효성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5월 오토리브와 10년간 독점계약을 맺은 측면용 에어백 사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