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음악캠프'에서 출연자가 성기 등 알몸을 노출시킨 화면이 방송되는 사고가 일어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이 즐겨 보는 '음악캠프'는 주말 오후에 생방송되는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출연자는 물론 제작진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방송사상 초유의 일로 MBC는 즉각 사고를 통해 공식 사과하고 출연자를 고발조치했으며 방송위원회도 일정을 앞당겨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MBC 제작진 책임은 = 이날 사고의 1차적 책임은 물론 생방송 도중 무대에서 고의로 바지를 벗어내린 그룹 '카우치'의 멤버 2명에게 있다.


이들은 펑크록밴드 '럭스'의 공연을 도와주기 위해 함께 무대에 올랐다가 공연을 신나게 하기 위해서 평소 홍대 앞 클럽에서 하던 대로 자유롭게 공연하자는 제의에 이처럼 어이없는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MBC는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으나 제작진도 책임을 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이날 방송에서 이들이 알몸으로 무대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4초 정도 방송된 이후에야 방청객을 비춘 화면으로 돌린 것에 대해 더 빨리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쇼 프로그램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고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다른 카메라 화면으로 넘기지 못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방송시간대가 주말 오후 4시로 방송심의규정상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로 방송사는 출연자에게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으나 담당 PD는 사고를 낸 출연자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이와 관련 MBC는 이날 리허설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생방송 도중 돌발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본의 아닌 사고라며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1997년에도 MBC는 '음악캠프'와 같은 성격의 프로그램인 '인기가요 베스트 50'에서 생방송 도중 이와 비슷한 사고를 겪었다.


당시 록그룹 '삐삐롱스타킹'은 상스런 손짓을 하고 카메라에 침을 뱉는 등 돌출행동을 해 MBC는 사과 명령과 연출자 경고 등의 징계를 받았다.


◇충격적 방송사고, 징계는 '솜방망이' = 지상파 방송에서 성기를 노출하는 출연자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충격적인 사고지만 이들에 대한 방송법상 징계조항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구 방송법에는 출연자에 대한 방송출연 정지 등의 징계가 있었지만 2000년 통합 방송법이 시행되면서 관련 조항이 삭제된 것.

이 조항이 삭제된 배경은 당시 방송위가 직접 출연자에 대해 징계하는 것은 방송 현업 종사자에 부당한 제재라는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처럼 연출자가 의도하지 않았고 저지할 수 없는 생방송 출연자의 돌출행동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의도 제기될 전망이다.


아울러 엄청난 방송사고를 낸 MBC에 대해서도 방송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는 징계는 시청자에게 사과하라는 조치나 해당 프로그램을 재방송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책임자의 징계를 권고하는 등의 제재밖에 없다.


이와 달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외설적인 내용을 방송한 방송사 외에도 출연자 또는 진행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미국 하원도 지난해 CBS방송의 미 프로풋볼 중계방송 도중 재닛 잭슨의 젖가슴이 노출된 사건을 계기로 언론 자유 침해 논란에도 저속한 방송과 관련 방송사에 대한 최대 벌금을 종전의 3만2천500달러에서 50만달러(약 5억원)로 인상하고 출연자에 대한 벌금도 1만1천달러에서 50만달러로 올리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CBS는 재닛 잭슨의 젖가슴이 노출된 방송을 내보낸 사건으로 모두 55만달러의 벌금을 FCC로부터 부과받았으며 이는 FCC 역사상 최고 금액이었다.


한편 경찰은 물의를 빚은 '카우치' 멤버 신모(27)씨와 오모(20)씨에 대해 공연음란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나 공연음란죄는 경범죄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등의 처벌을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이은정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