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3:28
수정2006.04.09 17:13
강신호 전경련 회장이 최근 이른바 X파일 사건과 두산 사태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규제철폐와 경제인 사면 등의 내용이 담긴 대정부 성명을 취소하는 등 다소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 회장은 전경련 하계 포럼이 열리고 있는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최근의 현안에 대해 집중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습니다.
두산가의 형제간 다툼과 관련해 강 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일부 중재 역할을 해 보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박용오 회장과는 결국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박용성 회장과는 최근 통화를 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일은 결국 가족끼리 자주 얘기를 했으면 될 문제인데 그게 어려운 것 같다"면서, "현재 두산가에 어른이 없어 문제가 커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회장은 "두산 사태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가졌다"며, 형제끼리 감정적인 대립을 하지 말고 우리 경제를 위해 서로 잘 도와 조속히 사태를 수습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이 창업주 이후 2대, 3대, 4대로 내려올수록 가족 친지 간에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생겨 단합이 잘 되지 않는다"며, "결국 기업가 정신이 사라지고 개인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며 두산 사태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불법도청 X파일과 관련한 문제에 대한 질문에 강신호 회장은 "삼성은 큰 회사이기 때문에 당시 정치자금 문제에서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정치자금은 정치가들이 원해서 준 측면이 더 클 것이고, 기업인은 회사에 도움이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준 측면이 강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강 회장은 "재계가 투명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에 이런 문제가 터져 상당히 곤혹스럽다"며,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일이 더 확대되지 말고 조속히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표현했습니다.
한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 강 회장은 "자금 문제 등을 혼자 처리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맡겼으면 좋았을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대우처럼 무리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기 보다는 조금 자숙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며, "판결이 나와 봐야 하겠지만 김 전 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으니 과거의 공적을 생각해 용서해 주길 바란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