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피팅룸 '호텔방 처럼' .. 화려하게 새단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얼마 전 한 백화점 수영복 매장에 근무하는 최미경씨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30대 후반쯤 됐을 법한 주부가 남편과 함께 왔어요.
피팅룸(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가 싶더니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채 밖으로 나와 당당하게 남편 앞에 서더라고요."
자기 만족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경향이 단적으로 나타난 사례다.
백화점들은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갖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의류 매장의 얼굴'과도 같은 피팅룸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예전 피팅룸은 안에 거울도 없고 단순히 옷만 갈아입는 공간이었다"며 "하지만 고객이 여유를 갖고 여러 가지 옷을 입어보며 선택하는 게 매출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피팅룸을 '살롱형'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구호'매장의 경우 1평도 안 되던 기존 피팅룸을 3평 규모로 늘리고 안에는 고급벽지,슬라이딩형 도어,긴 소파,응접테이블,벽면거울 등의 집기를 배치했다.
또 현대백화점 본점은 피팅룸 개선을 위해 상·하반기 각 1회씩 피팅룸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2층 '에고이스트'매장은 '무대형' 피팅룸을 자랑한다.
바닥보다 한 뼘 정도 높게 피팅룸을 위치시키고 황금색 반짝이는 커튼을 바깥쪽에 드리웠다.
김현주 숍 매니저는 "천장엔 조명에 따라 빛이 나도록 하는 반사구를 달고 바닥도 황금색으로 장식했다"며 "그곳에서 옷을 갈아입고 서면 고객은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