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뇌부가 잇따라 '폭탄주'를 자제하자고 밝혀 검찰 특유의 폭탄주 문화가 사라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천정배 법무부장관은 19일 오찬간담회를 갖고 "정치 하면서 가장 서러운 순간이 억지로 술 마실 때"라며 과음 및 폭탄주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천 장관은 "평소 술을 즐기는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강제로 권유하는 것은 좋지 않은 문화 같다"고 덧붙였다. 김종빈 검찰총장도 최근 "폭탄주를 검사만 마시는 것도 아닌데 검찰의 조직문화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특히 폭탄주는 개별적 융통성을 허용하지 않는 일률적이고 무식한 조직문화의 상징인 만큼 검사끼리 모인 자리에서는 폭탄주를 마시지 말라"고 사실상 '폭탄주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명 대검 차장은 "폭탄주만 아니면 검사가 실수할 일이 뭐가 있느냐"고 폭탄주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폭탄주 자제령은 수뇌부의 '희망사항'으로 끝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상당수 일선 검사들은 "술 마시는 것까지 위에서 미주알고주알 간섭하는 것 역시 조직문화의 잔재 아니냐"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