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복원공사 준공을 앞두고 있는 서울 청계천 일대 상가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호가가 연초에 비해 1억원가량 오르는 등 과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9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청계천 7가 일대 청평화상가 등의 소규모 점포(3~5평형) 가격이 올 들어 수천만원씩 올랐다. 상권이 좋은 일부 점포는 호가가 1억원가량 급등, 평당 가격이 2억원을 넘는 곳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상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 청계천 인근 상가만 유독 가격이 너무 오르고 있다"며 일부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청계천 상가 가격 급등세 신당동 청평화·동평화·신평화 상가와 창신동 신발·공구상가 등의 점포 가격이 올 들어 크게 상승했다. 청계천 남쪽에 있는 의류도매 전문인 청평화상가 1층 도로변 점포는 현재 6억~7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올초에 비해 5000만원가량 올랐다. 2층 점포도 3000만원가량 오른 3억5000만~4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동평화상가 1층의 도로변 점포 역시 현재 6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아트플라자나 신평화상가도 1층 도로변 점포가 4억~5억원 선에서 매물로 나와 있다. 평화부동산 윤동희 사장은 "이 일대는 도매 상가들이 대부분이지만 청계천 복원 이후 소매 손님이 늘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1층 점포들의 가격이 더 강세"라고 말했다. 청계천 북쪽 신발상가와 공구상가 1층 점포들은 4억원 선에서 호가되고 있다. 작년 말에 비해 1억원가량 올랐다. 한미공인 호해성 사장은 "자리가 좋은 경우엔 4억원보다 높은 호가도 나오고 있다"며 "청계천이 더 좋아지면 팔겠다는 상인들이 많아 매물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기대 높지만 과열 우려도 커 청계천 일대 상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청계천 복원 외에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양지공인 선춘배 사장은 "청계천 일대는 도심 낙후지역이어서 언젠가는 대부분 재개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동대문 등 인근에 대형 상권을 갖고 있어 안정적인 임대 수입이 보장된다는 점도 재부각되고 있다. 청평화·동평화·신평화시장 등이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낙후된 이미지를 벗은 것도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과열에 대한 우려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청계천 일대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너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이전 계획이 잡혀 있는 신발·공구상가가 떠난 빈 자리에 어떤 상권이 새로 형성되느냐도 변수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청계천 상권이 유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침체에 온라인 쇼핑몰의 확산 등이 악재가 될 수도 있다"며 "청계천 상가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복원 이후 상권 발전 전망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