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4곳중 1개꼴..외국인 5%이상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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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외국계 '큰손'의 입김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올 들어 외국계 펀드 등 단일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기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분투자 목적에 대해 '경영참여'라고 밝혀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에도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 5% 이상 보유 385개사
18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 6월 말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기업 1563개사(관리종목 등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단일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전체의 24.6%인 385개사에 달했다. 이는 작년 말 361개사보다 6.6% 증가한 것으로 상장기업 네 곳 중 한 곳은 외국계 큰손이 버티고 있다는 얘기다. 거래소시장에선 해당 기업이 작년 말 189개사에서 201개로,코스닥시장에선 172개사에서 184개사로 각각 6% 이상씩 늘었다.
보고 건수로는 단일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밝힌 경우가 587건으로 작년 말(537건)보다 9.3% 증가했다. 거래소시장에선 293건에서 321건으로,코스닥시장에선 244건에서 266건으로 각각 9% 이상씩 늘어났다.
상장기업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외국인의 수도 늘어났다. 거래소시장에선 이 같은 외국인이 작년 말 151명에서 올해 6월 말에는 166명으로 9.9% 증가했다. 또 이들이 보유한 주식평가액도 작년 말보다 3.6% 증가한 32조8850억원에 달했다.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LSF-KEB홀딩스의 평가금액이 3조776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또 캐피털그룹 계열 CRMC(3조7590억원)와 CGII(9210억원)도 막대한 금액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 큰손이 이 기간 127명에서 132명으로 3.9% 늘어났으며 평가금액은 19.1% 증가한 3조150억원이었다.
◆'경영참여'표시는 107개사
외국계 펀드가 '경영참여' 목적을 밝힌 곳도 상당수에 달한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단일 외국계 펀드 등이 거래소시장에서 57개사,코스닥시장에서 50개사 등 모두 107개사에 대해 '경영참여' 목적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또 보유 건수 기준으로는 거래소시장에서 62건,코스닥시장에서 64건 등 모두 126건이 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587건 가운데 21.4%가 '경영참여' 목적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싱가포르계 템플턴자산운용이 강원랜드 대우조선 삼성정밀화학 하이트맥주 현대산업개발 LG생활건강 등 16개사에 대해 '경영참여' 목적을 선언했다.
ABN암로은행 런던지점과 라이온하트그룹도 10여개 이상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외국자본이 경영에 개입할 경우 경영권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