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방송의 양대주자인 위성DMB와 지상파DMB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5월 본방송을 시작한 위성DMB는 유료 가입자 1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난시청지역 해소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달 말로 예정됐던 지상파DMB는 18일 사업허가증을 받기는 했으나 시범방송조차 하지 못하고 무기한 연기됐다.


◆위성DMB '시장 선점'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의 가입자수는 9만5000여명(7월17일 기준)에 달한다. TU미디어는 조만간 가입자 10만명 돌파 기념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하루평균 가입자수는 1300~1400명.


시중에 나와 있는 위성DMB 수신기는 휴대폰 겸용 4종,차량용 3종 등 7개종이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초순께 KTF와 LG텔레콤 가입자용 위성DMB폰(SPH-B2000,B2050)을 선보이는 등 8월까지 8개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TU미디어는 오는 10월1일까지 전국 84개 시 지하구간과 터널,빌딩사이 등에서도 위성DMB를 시청할 수 있도록 갭필러(음영중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지상파DMB '산너머 산'


정통부는 18일 KBS MBC SBS 한국DMB YTNDMB 등 지상파DMB 5개 사업자에 방송국 허가증을 내줬다. 그러나 다음주께 시범방송을 시작할 예정이었던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시범방송을 연말께로 미뤘다. 이들은 △지하철 등에서도 지상파DMB를 볼 수 있도록 중계망을 구축하고 △무료와 유료 구간을 구분할 수 있는 망식별시스템(NIS)을 도입하는 한편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지상파DMB업체 관계자는 "현재 관악산에서 쏘고 있는 DMB 전파만으로는 수도권 지상지역의 50%가량만 가시청권에 드는 반쪽짜리 방송이 된다"며 "방송허가를 받았다고 시범방송을 강행하면 난시청 지역이 많아 지상파DMB의 이미지만 나빠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표준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망식별시스템을 표준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망식별시스템을 도입하면 지금까지 개발한 지상파DMB 수신기는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등 수신기 제조업체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관계자는 "망식별시스템을 기술표준으로 정하려면 지상파DMB를 부분 유료화한다는 정책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