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회장(81)이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고 박정희 대통령의 요청으로 호텔업에 손을 대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신 회장은 18일자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이 끝난 뒤 고국을 방문해 동포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투자를 결심했다"고 회고한 뒤 "정유업이나 제철업을 희망했지만,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호텔사업을 요청해 호텔업에 손을 대게 됐다"고 소개했다. 1941년 17세때 무일푼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신 회장은 일본에서 성공한 대표적 한국인으로 꼽힌다. 신 회장은 롯데의 성공 비결에 대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강점을 조화시킨 '한류 일식' 경영 덕분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보면 일본이 잘 보이고 일본에서는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의 강점은 양쪽을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일본식 경영에 대해 "일본 기업은 안정 지향적이어서 '수성'에 적합하지만 '국제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 기업은 판단이 빠르고 공세에 뛰어나 해외시장 개척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신 회장은 롯데의 비전에 대해 "어린이 인구가 줄고 있어 일본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성장 잠재력이 큰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승부를 걸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 일본롯데 등 기업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주주들의 간섭이 심해 자유롭게 경영을 하고 싶어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n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