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이 한꺼번에 두단계나 상향조정되면서 국가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성경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얼마나 올라간 것입니까? [기자]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어제 삼성전자의 외화표시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기존의 A3에서 A1으로 두단계 상향조정했습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의 배경에 대해 무디스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통신 등 3대 핵심부문에 대한 선도적인 투자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재무성과를 냈을 뿐아니라 향후 3~5년간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동안 걸림돌이 돼왔던 삼성카드도 경영실적과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차입금도 감소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즉 최근 2-3년간 삼성전자가 달성한 탁월한 재무성과와 함께 삼성카드의 리스크 감소, 이 두가지로 인해 무디스가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앵커2] 세계적인 기업과 비교한다면 어느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A1은 국내기업 중 가장 높은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기업인 인텔, IBM, 노키아, 소니와 같은 수준입니다. 글로벌 IT기업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GE를 제외할 경우 최고 수준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심지어 델이나 휴렛팩커드, 모토로라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의 신용등급도 삼성전자보다 낮은 실정입니다. 무디스는 어제 삼성전자 외에도 SK텔레콤과 포스코의 신용등급도 A3에서 A2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국내 대표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보수적인 평가로 유명한 무디스가 인정한 것 셈이어서 다른 평가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3] 그런데 삼성전자의 A1은 국가신용등급 보다 높은 수준 아닙니까? [기자] 현재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A3로 삼성전자 보다 두단계 낮습니다. 또 이번에 함께 상향조정된 SK텔레콤과 포스코도 A2로 국가등급 보다 1단계 높은 수준입니다. 이것은 개별 기업의 부도 위험이 국가 부도 위험보다 낮다, 즉 나라는 망해도 기업은 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가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미 지난 5월 한국전력이 A2를 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기업이 국가등급을 상회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공기업이고 삼성전자는 민간기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4] 기업등급이 국가등급을 앞서는 사례, 이례적인 것 아닌가요? [기자] 현재 중남미와 같이 신용등급이 매우 낮은 국가의 몇몇 우량기업, 특히 외국계 금융기관 정도만이 국가 신용등급보다 높은 등급을 받는 정도입니다. 특히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 한꺼번에 두단계나 등급이 올라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입니다. 즉 삼성전자의 이번 등급조정은 단순히 기업의 성과만으로는 해석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등급조정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방법이 바뀌면서 생겨난 현상입니다. 무디스는 그동안 개별 기업의 신용위험을 국가 부도위험에 준해서 평가해 왔습니다. 이러다보니 기업은 국가 부도위험을 고스란히 안고 여기에 개별 기업의 리스크까지 포함해 당연히 국가 보다 신용등급이 낮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평가방법은 국가 부도위험과 기업 신용위험이 어느정도 연관돼 있는지를 분석해서 계량화했습니다. 즉 평가방법이 더욱 정교해 지면서 국가 부도위험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5] 그렇다 하더라도 삼성전자 뿐아니라 SK텔레콤과 포스코 등이 한꺼번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국가위험도 또한 낮아졌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평가방법이 바뀌었다지만 그 비중이 낮아졌을뿐 여전히 개별 기업의 신용위험에는 국가의 부도위험이 포함돼 있습니다. 실제 무디스는 어제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에서 "삼성전자 신용등급에는 한국정부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경우 삼성전자가 부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기업들의 무더기 상향조정으로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는 것도 머지않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의 고질적인 리스크가 해소가능성을 보이면서 분위기 또한 무르익었습니다. 우선 북핵문제가 6자회담이 재개되면서 그 어느때 보다 해결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정부의 시장개입이나 금융 구조조정,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 등 국내 경제구조 또한 상당부분 개선됐다고 볼수 있습니다. [앵커6] S&P와의 연례협의가 임박한 상태인데 정부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도 3년동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재경부는 당장 다음달에 예정돼 있는 S&P와의 연례협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입니다. 최근 재경부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이 긍정적으로 선회했음을 국제 신용평가기관 3곳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무디스의 기업 등급조정이 잇따라 일어남에따라 다음달 있을 S&P와의 협의는 시기적으로도 이점이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6]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상향에따른 국가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에 대해 이성경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