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홍완기 HJC 회장(효성기계 대표이사 겸임·65)를 만난 사람들은 몰라보게 달라진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176cm의 신장에 80㎏ 정도이던 몸무게가 몇 개월새 6㎏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눈에 띄게 날렵해진 홍 대표에게 살을 뺀 비결을 묻는 질문이 쏟아지는 건 당연지사.최근에는 여성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남성들도 건강관리 차원에서 살빼기에 관심이 높다.


특히 홍 대표와 같이 당뇨증세가 있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이라면 적정한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각종 합병증과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인 선행조건이다.


그런데 관심을 끄는 것은 홍 대표가 스스로의 표현대로 '고통없이' 살을 뺐다는 점이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과격한 운동을 시작하거나 하루에도 몇 시간씩 헬스클럽에서 보내는 대신 평범하고 조그마한 식습관 변화로 4~5개월새 6㎏을 감량했다.


그 중 가장 독특한 습관은 '애피타이저(appetizer·식욕을 돋우기 위해 식전에 먹는 음식이나 음료)로 한 접시의 '배춧속'를 된장과 고추장에 찍어서 먹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침에 약 1시간 정도 집 앞 우면산을 산책하고 돌아오면 아침밥을 기다리는 5~10분동안 김장 담글 때나 볼수 있는 배춧속을 한 움큼씩 쌈장에 찍어 먹는다.


물론 오이나 당근, 고추, 상추 등 다른 야채도 함께 먹지만 "배춧속이 유난히 고소하고 맛있다"는 게 홍 회장의 얘기다.


야채를 먹으면서 음료로는 집에서 직접 갈아만든 토마토 주스와 당근, 사과, 미나리, 케일, 샐러리 등이 포함된 녹즙을 서 너 숫가락의 청국장 가루와 함께 마신다.


그리고는 밥과 국 등 본격적인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렇게 먹고 나면 정작 배가 불러서 밥은 얼마 먹지 못한다"며 "밥 반공기와 누룽지 약간으로 아침식사를 끝내면 점심때까지 절대 배고픈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약속이 잡혀있지 않은 점심이나 일찍 퇴근하는 날의 저녁식사에서도 틈틈이 '배춧속 애피타이저'를 즐긴다.


가을철에만 나오는 신선한 배추속을 항상 집안에 쌓아두는 건 아내의 몫이다.


이 밖에도 홍 대표의 식이요법은 너무나 평범한 것들이다.


아침, 점심, 저녁식사량의 비율을 3대 2대 1로 정하고 외식을 할 경우 무조건 공기밥의 3분의 1은 덜어내고 식사를 시작한다.


가급적 육류는 삼가지만 섭취할 때에는 밥이나 냉면과 절대 같이 먹지 않는다.


홍 대표는 "아침을 먹지 않으면 점심을 많이 먹고, 식사를 거르면 간식을 먹게 된다"며 "배춧속과 같이 가급적 야채를 많이 섭취하고 음식맛이 좋다고 과식하지 않는 것, 이런 기본적인 규칙들이 뱃살과 혈당수치를 멀리 보내버린 나만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