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2:54
수정2006.04.09 17:04
북한 당국이 이달 마지막 주에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TV를 통해 전격 선언했다.
오랜만에 북측으로부터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다.
작년 6월 이후 13개월이나 중단됐던 회담이 재개됨으로써 북핵(北核)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청신호가 켜진 것은 정말 다행이다.
특히 북측의 이번 회담복귀를 계기로 앞으로 남북교류협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당장은 지난 9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10차 회의가 보다 진전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커졌고,지난 6월 남북 장관급회담의 각종 합의사항도 훨씬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회담재개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북핵문제 해결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북측의 회담복귀는 이제 시작단계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회담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등에 대해 낙관하기는 이른 것도 사실이다.
북측이 실질적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느냐의 여부를 비롯해 경제지원이나 다자간(多者間) 안전보장 등과 관련된 요구조건에 따라서는 또다시 회담이 벽에 부딪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북측의 이번 결정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본다면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 북측의 이번 6자회담 복귀도 결국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경우 경제재건 지원을 위한 우리의 '중요한 제안'과,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지난달 한ㆍ미 정상 간의 합의가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 외무성이 어제 '한반도 비핵화'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고 이번 회담부터는 집중적인 실무 그룹회의를 통해 사안별로 구체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협상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따라서 북측은 이번 회담복귀를 통해 무엇보다 핵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
북측이 이번 회담을 또다시 시간을 벌기 위한 벼랑끝 전술로 활용한다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면서 '6자회담 무용론(無用論)'까지 확산되는 빌미를 줄 수 있다.
그때는 정말 돌이키기 어려운 국면이 전개될지 모른다는 점을 북은 깊이 명심하고 이번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