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미샤...고객은 파괴적 상상을 원한다..'블랙홀 시장창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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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명 백화점은 올 가을부터 일본어 가이드 북의 '賣場(매장)'이란 단어를 모두 '買場(매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파는 곳' 대신 '사는 곳'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내용도 백화점 소개를 줄이고 상품 정보 위주로 편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작은 변화 같지만 뒤집어 보면 미래를 계산한 큰 전략이 숨어 있다.
80년대 이후 체계화된 공급자 중심의 시각을 탈피하려는 과감한 시장접근 방식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A기준 일렬 종대'가 'B기준 3렬 횡대'로 전환되는 이 파괴적 상상력의 산물은 고객의 욕구에 시선을 맞춰 새 영역을 개척하려 한다는 점에서 창조적이다.
'상품은 물론 서비스와 분위기를 사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게 이 업체 관계자의 말.바꿔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와 분위기까지 팔겠다'는 고차원 마케팅 전략이다.
그렇다면 그는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브랜드화 할 것인가.
'블랙홀 시장창조 전략'(권민 외 지음,고즈윈)은 지식이 아닌 상상력으로 문제에 접근하라고 권한다.
예를 들어 어떤 동굴의 생성 원인을 가정해 보자.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각 변동 아니면 지하수의 흐름 정도로 파악한다.
반면 어떤 이는 유성이 떨어졌거나 땅 속에서 사람들이 파고 올라 왔을 수도 있고 공룡이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이 중 긍정적인 사고 방식은 물론 후자다.
시나리오도 나오고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시장은 거의가 강력한 한 개의 브랜드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법칙을 발견한다.
친구들과 춤출 때만 신는다는 '메이드 인 체코' 신발,1억원이란 주택복권의 한계를 벗고 게임을 즐기게 해주는 로또,나만의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네이버의 검색 기능,시끄러운 한국식 음주 문화에 대한 반발로 매년 20%씩 성장하는 와인,양치질 한 뒤 씹으라는 자일리톨 껌,검은콩 우유,3300원의 신화 미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1등 브랜드의 장기 집권을 지루해 한다.
그때그때 다르고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유행어처럼.그럼 브랜드 쪽은 어떤가.
여기는 여기대로 고객의 불만을 듣기 싫어한다.
이 책은 그 틈새 기회를 최적화하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
바로 블루오션 전략이다.
경쟁이 없고 무대는 한없이 넓고 불황기에도 효과가 있다는.아이디어에 굶주린 독자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충고 한마디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아."
232쪽,1만18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