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수도권에서의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로 함으로써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25.7평이하)의 소형 아파트 물량 확대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정책이 상당히 변화하게 됐다. 이같은 정책 방향변화는 최근의 집값 급등의 원인을 투기적 요인으로만 해석했던 데서 진일보, 시장의 요구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것으로 중장기적인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강남지역의 재건축 규제완화 방안은 그 방향의 정당성을 떠나 자칫 재건축시장을 또한번 뒤흔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개발이익환수 방침이 조기에 나오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불안이 우려된다. ◆중대형 공급확대 =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로 한 것은 6일 고위당정 협의에서 논의된 가장 두드러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평가된다. 열린우리당 채수찬 정책위부의장은 이날 회의직후 택지공급을 늘려 수도권 전역 에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 노무현 대통령의 `투기와의 전쟁' 발언과 이해찬 국무총리의 `부동산 불로소득은 사회적 범죄'라는 강경발언 등 시장에 익숙한 규제위주의 정책 흐름과는 다른 내용이다. 채 부의장은 브리핑에서 정확한 자료가 필요하고 수급 물량을 살펴보고 결정해 야 한다고 밝혀 구체적인 공급확대 방안은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기관 이전 적지에서의 물량 공급과 수도권 신규 공급택지내에서의 중대형 아파트 공급 확대 가능성을 내비쳐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을 늘리는 것을 정부와 여당이 유력한 대안으로 고려할 방침임을 확인케 했다. 실제 올 상반기 아파트 시장은 고급아파트에 대한 수요 증가로 대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8.1%에 달했던 반면 중형과 소형은 오름폭이 각각 3.2%, 2.8%에 그쳐 큰 격차를 보였다. 강남의 경우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의 영향으로 대형 아파트의 공급부족이 일어 날 수 있다는 우려로 최근 1개월 사이에 대형 아파트 가격이 1억-3억원이나 급등, 집값 불안을 부추겼었다. ◆재건축 규제완화 = 중대형 아파트 공급확대를 위해 우선 시행중인 재건축 단지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규제 완화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2003년 9월 5일 수도권의 주택공급 확대와 재건축 시장의 안정을 위해 소형평형 의무제를 도입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단지들은 가구수를 기준으로 전용면적 18평 이하 20%, 25.7평 이하 40%, 25.7평 초과 40%에 맞춰 집을 지어왔다. 하지만 일부 단지의 경우 18평 이하는 5-12평의 초소형으로, 25.7평 초과는 초 대형으로 건설, 당초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게 했고 이에따라 정부는 지난 5월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가구수와 연면적 기준으로 규제키로 했다. 이로인해 대형 평형의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오면서 강남과 분 당, 과천의 집값이 요동쳤다. 정부와 여당이 향후 논의과정에서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낮추고 그만큼 중대형 물량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 공급부족에 따른 집값 불안요인은 상당폭 해소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정부는 5월 시행에 들어간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하는 방안과 용적 률 확대를 통한 물량 공급 확대 방안을 함께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과 과제 = 정부의 이같은 정책 방향은 일단 수급 측면에서 시장에 긍정적 인 시그널(signal)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114의 김희선 전무는 "정부 정책방향이 오락가락해서 8월말 최종 대책발 표때까지 기다려 봐야겠지만 공급확대와 이를 위한 재건축 규제완화는 중장기적으로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의 시장 구도가 악재보다는 호재를 부각시키는 상황이어서 재건축 규 제완화가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안을 부추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전무는 "지금 시장은 투자적 목적으로 부동산을 바라보는 분위기여서 반사이 익을 보려는 세력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이에 대비해 강력한 투기방지대책과 개발이 익 환수방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