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원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4일 "국내 자산운용회사가 외국 유수 회사에 비해 위탁운용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금융산업 발전 차원에서 KIC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지난 1일 KIC 출범 후 이날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출범초기엔 조직을 정비하고 전략을 마련하느라 외환보유액 등 자산을 외부에 맡겨 운용하는 비중이 높을 것"이라며 "위탁 운용회사를 선정할 때 국내외 금융회사를 막론하고 운용능력이 1차 기준이지만 국내 자산운용업 육성을 위해 국내 자산운용회사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KIC에 단기간 높은 성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KIC는 육상으로 치자면 마라톤에 해당하는데 마라톤 선수에게 100m 단거리 선수의 기록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KIC가 최소 3∼5년의 장기로 자산을 운용할 것이며 이 정도 시간이 흐른 후 평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한국은행과의 관계에 대해 "외환보유액의 효율적 운용이라는 큰 틀의 목적이 같아 경쟁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자산운용에도 공격형 안정형 혼합형이 있는 만큼 큰 목적 안에서 보완하고 차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IC는 3개월 내 조직과 시스템을 정비해 10월께부터 2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으로 본격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