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잖아요."


지난 27일 6주간의 조니워커스쿨 바텐더 과정을 수료한 정진미씨(24·여)는 이 직업을 택한 이유를 다섯 글자로 요약했다.


"칵테일이 뭔지 어떤 것이 맛있는지도 몰랐던 3년 전의 일이에요.


한 번은 일이 피곤해 친구와 바에 들렀어요.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데 바텐더가 말을 걸었어요.


신맛을 좋아하는지,단맛을 좋아하는지,알코올은 어느 정도 들어가는 게 좋겠는지 자세히 물어보더군요.


제가 대답을 하자 바텐더가 우아한 몸동작으로 정말이지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어 줬어요."


정씨는 그 순간 결심했다고 한다. "바텐더는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예술가구나.


나도 한 번 도전해보자." 정씨는 집에서 가까운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바(bar) '비틀'에 취직했다.


일단 실무부터 익혀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워낙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칵테일 제조법을 1주일 만에 습득할 정도로 빨리 적응했다.


하지만 갈수록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이 바닥을 드러냈다. 손님이 주문하는 칵테일이 무엇인지 몰라 쩔쩔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어렵사리 만들었으나 '맛이 없다'는 반응에 허탈해진 경우도 많았다.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작심한 그녀는 수소문 끝에 조니워커스쿨을 찾았다.


"먼저 실무를 배우는 게 나은지 아니면 충분히 공부한 후 실무로 뛰어드는 게 나은지는 모르겠어요.


각기 장단점이 있겠지요.


하지만 양쪽 모두를 어느 정도 경험해야 진짜 바텐더가 될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정씨는 유능한 바텐더가 되려면 사람을 좋아해야 하며 참을성이 많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텐더는 일단 칵테일도 잘 만들어야 하지만 고객을 어떻게 잘 응대하느냐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


"혼자 오는 손님들에게 잘 대해야 해요.


혼자 바에 오는 것은 사람과 얘기하고 싶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신경도 쓰지 않고 일만 한다고 생각해 봐요." 그녀는 혼자 오는 손님들에게는 날씨나 뉴스를 소재로 적절히 대화를 풀어 나가는 게 노하우라고 귀띔했다.


일하는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실제 주량도 '소주 1병' 정도로 약한 편.


"손님과 술을 마시면 전문가가 아닌 서비스 우먼이 되는 것 같아 싫어요." 정씨의 꿈은 서울에서 손꼽는 멋진 바의 사장님이 되는 것.그녀는 "남자친구도 바에서 일하는데 같이 바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