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대병원 간호사 유니폼 직접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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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를 꿈꾸던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57)이 학교 법인을 맡은 것은 어쩌면 운명적이다.
한양대 건축학과 시절 미술에 심취해 그림만 그리던 김 이사장은 대학 졸업 후 건국대 설립자인 고 유석창 박사의 첫째 며느리가 됐다.
그러나 두 딸을 낳은 뒤 남편인 고 유일윤씨를 1978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 본격적으로 서양화 공부를 시작했다.
1986년 귀국한 그는 여러 대학에 출강하다 94년 처음으로 건대 재단에 이사로 발을 디딘 뒤 학교사정이 어려웠던 2001년 자천타천으로 이사장직에 올랐다.
학교 곳곳에서 김 이사장의 예술적인 취향이 물씬 풍긴다.
10월 개원하는 새 병원 영안실 내 염하는 곳은 김 이사장의 지시로 개장(?)하기도 전에 칙칙한 분위기에서 환하면서도 엄숙하게 리모델링됐다.
간호사 옷도 직접 디자인한 뒤 동대문 평화시장에 가서 옷감을 고르고 재봉사를 불러 샘플을 만들기도 했다.
병원 곳곳에 걸린 그림 100여점도 본인이 직접 골랐다.
"프랭크 스텔라나 김종학,정창섭 등 유명작가의 작품을 인맥을 동원해 시중가보다 30%는 싸게 사들였어요"라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스타시티 상업지구가 문화랑 복지가 같이 섞인 혼합 타운으로 기획된 것이나 건국대가 지난해 예술대학을 만든 것도 김 이사장의 뜻이다.
"학교 일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게 그림 그릴 시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아홉 번의 개인전과 200여회 국내외 그룹전에 참여한 화려한 경력을 가진 김 이사장은 요즘도 매주 일요일만은 집 문을 걸어잠그고 하루종일 창작에 몰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