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내수불황을 타개할 비장의 카드로 '신차 바람몰이'에 나섰다. '믿을 건 역시 신차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자동차판매전문회사인 대우자동차판매는 지난 15일 시판한 GM대우의 대형 고급세단 스테이츠맨의 판촉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영업소를 확 뜯어고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9일 선보인 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런의 판촉을 위해 인력과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다음 달 중순 카니발 후속의 새 미니밴을 선보이고 신차 바람몰이에 가세한다. 대우자판이 스테이츠맨 출시에 맞춰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180억원을 들여 전국 390개 영업소를 고급스럽고 꾸미고 있다. 실내조명도를 100룩스에서 300룩스로 높여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할 방침이다. 1차로 27일까지 76개 영업소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오픈하며 나머지 영업소도 7월 초까지 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대우자판은 전국 22개 직영정비사업소에 스테이츠맨 전담 AS센터를 만들고 전담요원을 배치,1 대 1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최종열 마케팅담당 이사는 "철저하게 차별화된 서비스만이 내수침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고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다음 달 중순 출시할 2900cc급 11인승 미니밴의 이름을 이전 차명의 명성을 그대로 살려 '그랜드 카니발'로 결정했다. 기아차는 그랜드 카니발의 신차 발표회에 현대·기아차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것은 물론 각계의 VIP를 초청,성대하게 치르기로 했다. 염분에 의한 차량 손상을 감수하고 전국 해수욕장에 카니발을 배치,피서객을 상대로 마케팅을 벌인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주력 차종인 SUV 시장의 침체로 비상이 걸린 쌍용차는 카이런 모습의 대형 비행풍선을 서울 잠실지역의 한강 상공에 띄우기까지 했다. 이처럼 업계가 신차 마케팅에 '올인'하는 것은 신차가 아니고선 자동차 내수판매 부진을 타개할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6월 내수판매(20일 기준)는 5만2136대로 전달(4만8196대)보다 8.2% 늘었지만 신차 판매대수 4545대를 제외할 경우 전달대비 1.3% 감소세를 보였다. 회사별로는 현대의 신형 그랜저가 이달 20일까지 3200대 팔렸다. 쌍용의 카이런은 1274대가 출고됐다. 호주 홀덴사에서 들여오는 GM대우의 스테이츠맨은 220대의 가용차량 가운데 전시 및 시승에 필요한 필수차량을 제외한 98대가 모두 팔려나가 '매진'된 상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