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 회담] 경제·군사 대화 확대 ‥ 6자회담 '길 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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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장관급 회담이 경제협력과 정치 군사 인도주의 등 각 분야별 회담을 재개토록 하는 성과를 거두고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최고위급 채널인 장관급 회담을 분기마다 한 번씩 열기로 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회담체'를 확보하게 된 것이 최대 수확으로 꼽힌다.
회담 과정에서 남북 간 소모적인 대치를 최소화하고 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내용 못지 않게 '형식'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북한이 과거처럼 '합의 따로,실천 따로'의 관행을 되풀이 한다면 한국민은 물론 전세계에 큰 실망을 안겨주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북핵,자주적 해결채널 확보
이번 회담에서 7월 중 반드시 차기 6자회담을 개최,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협의될 수 있도록 남북이 협력하자는 데 합의함으로써 진전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와 대화적 방법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라는 방법론에는 합의를 이루고 북핵문제 해결에서 남북 대화가 유용한 채널임을 남북이 서로 확인한 점도 긍정적 결과다.
이는 한·미,한·중 관계에서 우리정부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시키는 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또 서해의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화 채널을 가동키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수산협력실무협의회라는 공동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통로를 통해 군사회담을 보완시킬 수 있다는 점도 기존 논의에서 한 발짝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후속 회담 봇물 이룰 듯
당장 7월에만 경협추진위,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농업협력위원회,수산협력협의회 등 릴레이 회담이 전개될 예정이다.
8월에도 적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행사,8·15 당국대표 공동행사,금강산 면회소 착공 등 굵직굵직한 행사들이 잡혀 있다.
날짜가 확정되지 않은 장성급 군사회담까지 합치면 7,8월은 유례 없는 '회담국면'이 연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각각의 회담은 실질적인 경제협력 확대와 군사적 대치에 따른 긴장 완화,국군포로 생사확인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한 결과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어서 남북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제협력으로 한반도 리스크 완화
기존의 경협추진위 외에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와 남북농업협력위원회 등 다양한 경제협력 회담체를 확보,안보와 경제를 한 틀에 묶어 한반도 긴장 완화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성과여부에 따라 식량문제 등 북한의 고질적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우리 정부의 통일비용 부담을 완화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경협추진위에서 논의될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과 임진강 수방사업,개성공단 개발 등은 남북 모두의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공동사업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