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1997년 삼성증권과 에버랜드의 후순위채와 기업어음(CP)을 고가로 매입한 것은 부당지원행위인 만큼 수십억원의 법인세를 내는 게 마땅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4부(김능환 부장판사)는 삼성물산이 "43억여원의 법인세 부과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대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삼성물산은 삼성증권과 에버랜드가 각각 발행한 후순위채와 CP를 시장 정상 수익률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익률에 매입했다"며 "결과적으로 다른 회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모면하게 해주고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해 자금 대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1997년 특수관계자인 삼성증권이 발행한 후순위사채 400억원을 당시 회사채 평균 수익률(연 28~33%)보다 낮은 17.26%로 사들였다. 또 95~97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던 삼성에버랜드가 발행한 CP 200억원어치를 정상할인율(35.7%)보다 낮은 18%로 매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