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16일 보유 중이던 8.15%의 자사주를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했다. 이로써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83%를 넘어서게 됐으며,이 가운데 4.06%를 갖고 있는 ING가 명실상부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ING가 국민은행에 대한 경영권 행사를 확대할지 주목되고 있다. ○80% 넘어선 외국계 지분=국민은행은 이날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2742만여주(발행물량의 8.15%)를 1조2615억원에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자사주를 사들인 투자자는 국내 원주의 경우 외국인이 65.9%였으며 내국인은 31.4%였다. 2.7%인 해외주식예탁증서(GDR)는 전량 외국인에게 넘어갔다. 이로써 외국인 지분율은 78.1%에서 83.7%로 높아졌다. 국민은행이 이번에 매각한 자사주는 지난 2003년 12월 정부로부터 사들인 물량이다. 전체 2742만주 중 2668만주는 장외매각(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됐고 나머지 74만주는 GDR 형태로 팔렸다. 주당 매각대금은 4만6000원(GDR는 45.34달러)이다. 이는 매각 전날 종가보다 4.96% 할인된 수준이며 뉴욕에 상장된 DR 기준으로는 0.57% 할인됐다. 이번 매각으로 ING가 순수 투자목적인 유로퍼시픽그로스펀드(4.26%)를 제외할 경우 명실상부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ING가 이미 임원 1명을 파견,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사실상 외국계 은행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외국 자본 입김 세진다=국민은행을 비롯한 국내 주요 은행들의 외국인 지분율은 60~70%에 달한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하나은행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해 말 68.31%에서 16일 현재 73.42%로,외환은행은 72.0%에서 73.67%로 올랐다. 신한지주(16일 현재 63.16%) 부산은행(63.18%) 대구은행(61.02%) 등도 지분율이 60% 선을 넘어선 상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요 은행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주가엔 긍정적=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각각 0.92%포인트,0.96%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정 기간 장내에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옵션은 별도로 두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외국인 매수자들이 당장 장내에서 주식을 내다 팔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의 자사주 매각이 잠재적 매물 부담 해소와 주당순자산가치(BPS)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또 국민은행의 배당정책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