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각국의 집값 상승이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기업 투자로 흘러들어가야 할 시중 자금이 주택 시장으로만 집중됨에 따라 부동산 거품이 더 심해졌고,이 거품이 꺼질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신문은 경고했다. 저금리 기조를 활용,세계 각국 투자자들은 지난 4~5년간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통해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렸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00~2004년에 미국의 기업 대출은 7% 감소한 반면 모기지는 11%나 급증했다. 일본도 기업 대출이 4% 감소한 반면 모기지는 6% 증가했다. 캐나다 역시 기업 대출이 1% 줄어든 데 비해 모기지는 8% 늘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이 급락할 경우 과거 닷컴 거품 붕괴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사태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규모가 주식이나 다른 자산보다 훨씬 커 파급 효과 역시 엄청날 것이라는 논리다. 3월 말 현재 미국의 전체 주택 가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45%에 육박한다. 반면 주식 및 뮤추얼펀드의 가치는 GDP의 82%에 불과하다. 주식 및 뮤추얼펀드 가치는 미국 주식시장이 최고 정점에 올랐던 2000년에도 GDP의 130%에 그쳤다. 특히 주택은 주식과는 달리 거래가 쉽지 않아 가격이 붕괴되면 은행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은행권 자산의 40%가 주택담보대출이어서 집값이 급락하면 은행 자산의 부실화가 초래된다. 주택가격 급락은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쳐 경제 전반을 억누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보유주식 가치가 1달러 줄면 4센트의 소비 감소가 나타나지만,주택자산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효과는 1달러당 무려 7센트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IMF의 마코 테론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집값이 동시 다발적으로 오른만큼 가격 하락도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