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고삐 풀린 해외투자 생산적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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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발표한 해외투자활성화 방안은 외환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자본의 유입을 촉진시키는 반면 유출은 제한하던 지금까지의 정책기조를 유ㆍ출입 모두 촉진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의 해외부동산 취득을 쉽게 해주고,기업들의 해외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이다.
최근의 경제여건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변화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근래 들어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흑자를 나타내면서 외환초과공급현상이 심화되고,그로 인해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은 물론 막대한 통화관리비용도 감당해야 하는 애로에 직면해 왔다. 환율하락으로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해외투자가 활성화돼 달러가 자연스럽게 해외로 나간다면 환율불안을 막아 거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할수 있고 수출여건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탈법적으로 이뤄졌던 해외부동산 취득을 양성화시키면서 비현실적으로 제한해 왔던 해외직접투자 한도를 대폭 높여준 것 등도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걱정스런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국내 투자와 소비를 도외시한 채 무분별하게 해외투자에만 나선다면 성장 잠재력만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그럴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산업공동화가 가속화되고 고용시장도 악화될 것이 뻔하다. 또 해외투자를 명분으로 비생산적 자산취득이나 도피성 외환유출이 늘어난다면 경제에 해악으로 되돌아올 공산도 크다. 최근 들어 개인들의 해외투자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만큼 이런 걱정이 꼭 기우(杞憂)만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비생산적이고 무분별한 해외투자를 막기 위한 보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론 국내 투자와 소비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기업환경과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