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1:55
수정2006.04.03 01:58
미국 증시에서 닷컴 거품이 꺼진 지 5년 만에 다시 정보기술(IT)주를 둘러싸고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5년 상장된 검색엔진 네스케이프의 주가 급등으로 2000년 이후 거품 논쟁이 빚어졌던 것처럼 이번에도 검색 사이트인 구글이 논란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구글 주가는 지난해 8월 주당 85달러에 상장된 이후 10개월 만에 세 배 이상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 7일에는 사상최고가인 293달러까지 치솟아 시가 총액으로 타임워너를 누르고 '1일 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미디어 제왕주로 등극하기도 했다. 구글의 지난해 매출은 32억달러로 타임워너의 1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IT주 가격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진영은 지난 5년간 주가 낙폭이 과도했던 데다 경제도 견조한 성장세에 있어 기업들이 IT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오펜하이머펀드)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구글에 대해서도 탄탄한 광고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 주당 순이익이 5~6달러에 달할 전망인 만큼 주가가 400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고 투자회사인 잰코 파트너스는 주장하고 있다.
반면 IT주 거품론자들은 미국 경기가 아직 완전한 회복세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투자에 신중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IT회사들이 올 1분기에만 전년 동기보다 두 배 많은 6만명을 해고했던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해리스프라이빗 뱅크 투자책임자 잭 애블린은 최근 한 달간 IT주 랠리를 두고 "투자자들이 과거 닷컴 거품 붕괴가 가르쳐준 교훈을 벌써 잊어버린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IT주 거품 논란과 관련,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의 주가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실적은 세계 IT투자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인텔 주가는 노트북 PC용 반도체칩 수요가 강하다며 2분기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9일 이후 오히려 1달러(3.6%,14일 종가 기준) 하락,투자가들이 아직까지는 IT주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