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 S(지능형 생산시스템) 좌담회] 제조업 확 안바꾸면 '레드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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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 조환익 산업자원부 차관
<> 송지오 삼성전자 부사장
<> 팽정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 임관 국제 IMS 의장
<> 로버트 카토이 前국제IMS 의장
<> 김기협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 김희정 경원엔터프라이즈 회장
사회 = 안현실 논설.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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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간 제조.생산분야 연구클럽인 국제IMS(Intelligent Manufacturing Systems·지능형 생산시스템)는 한국이 새 의장국이 된 것을 기념해 지난 9일 조환익 산업자원부 차관,송지오 삼성전자 부사장,팽정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등을 초청,좌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차관은 "기술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현재 뛰어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기술개발에 뒤처지면 생존 자체를 위협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 부사장도 "일본이 생산기술을 무기화하고 있으며 중국이 빠른 속도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한국의 제조업도 독창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전문위원)=IMS라고 하면 국민들은 요즘 한의사와 양의사 간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침술로 생각한다.
한의.양의 간 영역 분쟁이 야기된 IMS가 Intra Muscular Stimulation(굵은 침에 의한 근육 내 자극치료)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한국이 국제IMS 의장국이 된 만큼 IMS라는 말이 제조.생산부문의 용어로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본격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정부는 한국 제조업의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먼저 조 차관께서 설명해달라.
○조환익 산자부 차관=한국 제조업은 이제 세계적 강국이 된 만큼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반도체 조선 등은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과거 한국 전체 연구개발(R&D) 투자가 미국 GM 한 기업보다 못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적은 투자로도 효율적으로 발전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산업강국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위험과 도전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술의 불확실성이다.
이제 뒤늦게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으면 시장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고령화.저출산 시대에 접어들었다.
제조업 전체를 바꾸지 않으면 자칫 '레드 오션(red ocean)'에 빠질 수 있다.
○사회=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더 큰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차세대전략과 글로벌 배치계획,글로벌 전략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가.
○송지오 삼성전자 부사장=삼성전자는 과거 지속적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혁신해 원가경쟁력을 높인 것이 이익증대의 커다란 요인 중 하나였다.
최근 제조기술은 원가가 싼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도 현재 27개국에 진출해 있다.
요즘은 이처럼 흩어져 있는 회사의 표준을 어떻게 세울 것이냐 하는 문제로 고민 중이다.
또다른 당면 문제는 과거 기술을 전수해주던 일본이 생산기술을 무기화하고 블랙박스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만의 독창적 생산기술을 개발,차별화하고 유지하는 것이 절실하다.
기반 기술도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금형기술을 예로 들면 캐논 등 일본회사는 하청을 주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맹추격하고 있어 복제할 수 없는 기술을 구축하는 것도 커다란 과제 중 하나다.
○팽정국 현대차 부사장=현대차가 최근 크게 성공한 것은 품질경영과 글로벌전략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생산기술과 관련해 미국 앨라배마공장 차체라인은 로봇 255대를 가동해 100% 자동화를 달성했고 의장라인 자동화율은 22%에서 36%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향후 비전은 2008년 세계최고 수준의 품질을 만들고,2010년 500만대를 생산.판매해 세계 6대 자동차메이커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노사협력 관계가 다소 불안하고 중국이 급성장한 것,친환경 자동차 부문에서 앞서나가지 못한 현실 등은 위험요인이다.
○사회=국제IMS는 중소기업 참여를 중시하고 있다.
정부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우수제조센터 등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현실은 어떻고 IMS의 역할은 무엇인가.
○김희정 경원엔터프라이즈 회장=정부의 우수제조센터 프로그램은 기술력있는 중소기업을 집중 지원,세계적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으로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는 중소기업이 안정되지 않으면 대기업의 안정도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도요타의 경우 연간 생산량을 협력업체에 정확히 전달하고 가격도 적정 수준에서 책정한다.
상당수 우리 대기업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상생정책은 현장에서 다소 괴리감이 있다.
○로버트 카토이 전 국제IMS 의장=IMS는 1995년 출범 이후 지난 10년간 국제 산학협력,새로운 시장 개척,효율적인 경영구조 정착 등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IMS 틀 안에서 지식재산권이 보호.증명되고,법적비용을 줄이거나 제거해 왔다는 것 등은 자부할 만한 것이다.
IMS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제조 교육을 강조한다.
엔지니어 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분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엔지니어 분야에 관련된 분들이 더욱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임관 국제IMS 의장(삼성종합기술원 회장)=올해부터 2단계 IMS프로그램을 시작한다.
환경 안전 고령화 문제나 공장자동화 및 무인화,각 기술의 융합 등 과제를 논의하게 된다.
회원국 중 3개국 이상이 동의해 프로젝트가 만들어지면 각 국가는 섹션을 맡아 연구를 수행한다.
본격 상업화 전 단계의 아이템을 공동 연구하고 결과를 공유하기 때문에 회원국들에 크게 도움이 된다.
○김기협 생산기술연구원장=이제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R&D가 가능한 만큼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중요하다.
업종별로 보자면 금형 주조 주물 등의 산업이다.
국제IMS는 이러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한국이 전통기술과 IT를 융합하는 기술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점이다.
전남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농산물을 올려놓고 팔더라.한국이 지리적으로나 경제발전 단계로나 일본과 중국 사이에 놓여있다는 것은 커다란 자극제가 될 것이다.
정리=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