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판교 분양이 끝나면 서울 수도권 분양시장이 어떤 양상으로 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판교 분양을 앞둔 현재는 분당.용인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수도권 전역에서 청약통장 소지자들의 '통장 아끼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판교 분양 이후 분양시장은 지역별 입지별로 차별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분당.용인 등지의 집값은 판교 분양권의 프리미엄에 여파로 강한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판교 분양 이후에도 서울의 강남.북 격차는 좁혀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시장 선별적으로 활기띨 듯 수도권 분양시장은 판교 탈락 청약자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11월 이후엔 유망지역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공산이 크다. 특히 '로또'로 불리는 판교 청약에서 대부분의 수도권 통장 소지자들은 '고배'를 마실 게 뻔하기 때문이다. 또 서울.수도권 재건축에 대한 규제 강화로 신규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수도권 대규모 택지지구에 주목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판교 이후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만한 곳으로는 내년부터 분양에 들어갈 파주 교하,하남 풍산,수원 이의지구,김포 신도시, 용인 흥덕지구 등이 꼽힌다. 하지만 청약 열기가 급격히 살아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요즘 분양시장이 평수를 늘리거나 좀더 좋은 주거환경 지역으로 옮기는 '이주수요'가 주도하고 있어 비인기 지역까지 살아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분당.용인은 차별화,강남은 별영향 없어 분당.용인 지역은 판교 분양권 프리미엄에 따라 집값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물론 판교 분양권 전매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음성적인 거래 등으로 분양 이후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는지는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분당.용인 집값은 판교 분양권 시세가 어느 정도 매겨지면 한계가 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막연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용인권은 판교.분당의 접근성에 따라 가격 차별화가 예상된다. 반면 강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강남 집값의 최근 강세는 중대형 평형이 주축이 되고 있지만 판교는 임대 및 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강남권 수요 분산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은 침체 지속 분당.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강북 집값은 판교 분양 이후에도 큰 탄력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1가구2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의 조치로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매수세는 취약해 수급균형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강북권 아파트는 양도세를 얼마나 내느냐에 관계 없이 일단 팔겠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소화가 거의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승 모멘텀이 없는 것도 문제다. 뉴타운(재개발) 정도를 제외하고는 강북 집값을 올릴 만한 마땅한 재료가 없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강북 재개발은 지금처럼 아파트만 짓는 위주여서는 곤란하다"며 "교육 등 기반시설 확보와 쾌적성 보강이 있어야 강남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