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부동산 왕국 중국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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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중국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가격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2개월도 안돼 3건의 주요 문건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것이지 부동산 산업을 억제하자는 게 아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 단계에 있다. 세계에 부동산 왕국이 있다면 바로 중국이다. 매년 상하이와 베이징 2개 도시에서 완공되는 건축 면적은 같은 기간 유럽연합(EU)의 완공 면적을 웃돈다.
부동산 산업이 발전한 데에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매년 평균 9%가 넘는 경제 성장,98년부터 주택 사유화를 본격화한 도시주택제도 개혁,가속화되고 있는 도시화와 금융의 지원 덕이 컸다.
그러나 부동산 산업의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서 자원난을 부추겼고 이에 따라 지난해 거시조정 대상에 부동산이 오르게 됐다. 토지 공급량과 은행의 자금 공급을 억제하는 두가지 방식이 취해졌다. 덕분에 지난해 상품방(신규 분양) 준공면적 증가율은 2.1%에 머물러 전년보다 19.4%포인트 둔화됐다. 상품방 판매면적 증가율도 13.9%로 전년보다 15%포인트 둔화됐지만 공급 증가세의 둔화폭이 더욱 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상품방 준공면적의 판매면적에 대한 비율은 102 대 100으로 2002년(120 대 100)과 2003년(113 대 100)보다 크게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은 14.4% 상승했다. 가격 상승폭이 전년 대비 11.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심리적인 예측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위안화 절상을 노린 핫머니까지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갔다.
올 들어선 1분기에 상품방 준공면적의 판매면적에 대한 비율이 73 대 100으로 떨어져 수요가 공급을 완전히 추월했다. 중국 당국이 세금을 늘리는 식으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부동산 가격안정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하지만 부동산은 자동차나 가전제품과 달리 지역별로 가격차가 크다. 지난해의 경우 동부지역 부동산 가격은 16.9% 상승한 반면 중부와 서부는 각각 9%와 7% 상승에 머물렀다.
따라서 정부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상하이를 비롯 창장삼각주 지역이다. 이 지역은 중국 부동산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투기성이 강한 곳이다. 실제 상하이에서는 최근 매물이 급증한 반면 구매자는 줄어 거래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올 3월만 해도 한 아파트(178채분) 분양 신청을 위해 5000명이 새벽부터 줄을 섰던 것과 대조된다.
그러나 정부 대책으로 중국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적정 수준은 주민소득 증가 속도에 비례한다. 지난해 도시 주민 가처분 소득의 증가율이 7.7%인 반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이의 두 배 수준으로 너무 높았다. 하지만 지방정부 주택개발업자 주택소유자 어느 쪽도 가격 하락을 원치 않는다. 저소득층만이 가격 하락을 바라지만 그들은 가격이 떨어져도 집을 사기 힘들다. 시장이 부동산 가격을 결정할 것이다.
더욱이 중국은 신축 부동산 위주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가격 상승 여력이 크다. 중국 부동산시장은 시장화 정도가 낮다. 따라서 외국의 부동산 개발사업자는 중국의 협력 파트너를 잘 찾고,중고 부동산 시장에 우선 진입한 뒤 점차 사업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리=오광진 베이징 특파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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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중국부동산업협회 구윈창 비서장이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베이징사무소가 개최한 월례 세미나에서 강연한 '중국 부동산 산업의 발전 추이 및 향후 전망'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