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지난 2월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를 최대 9000개까지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 등 모두 9척을 한꺼번에 발주,경쟁사들을 놀라게 했다. 8600TEU급 컨테이너선 4척과 4700TEU급 5척을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에 건조해 달라고 한 것. 8600TEU급 선박은 20피트 컨테이너를 최대 9000TEU까지 적재할 수 있는 초대형이다. 길이 339m에 폭은 45.6m로 축구경기장 3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척당 건조 가격이 1억2935만달러여서 9척의 건조가격을 모두 합치면 9억1000만달러(약 9400억원)에 달한다. 현대상선은 이처럼 선박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려 선복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계속되는 호황을 발판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도 재무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선박에 대한 적기 투자를 계속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해운시장 전망이 2010년까지는 견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상선은 선박 투자와 함께 해외 조직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브릭스(BRICs) 국가 중 하나인 인도의 뭄바이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승격시킬 예정이며,이미 일반화물 영업을 담당할 주재원 2명도 추가로 파견했다. 중국에 이어 새로운 잠재시장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인도에서 동남아 지역이나 중국으로 수출하는 철광석 운송 등 신규 사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 물동량이 연간 30% 이상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 호찌민과 중국의 4대 컨테이너 항만으로 떠오른 닝보에도 올해 들어 지점을 새로 열고 주재원을 파견했다. 유조선과 벌크선 부문의 인력도 강화했다. 유조선 시장의 중심지인 런던(4명)과 싱가포르에 주재원을 새로 배치했으며 미국 벨기에 등에도 주재원을 보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경영상의 외적 변수가 해결되고 투자 여력을 확충하고 있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올해 내수와 해외 시장에서 모두 성장해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종합 해운 물류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