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2.3단지의 이주가 본격 시작되면서 주변 아파트의 전셋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수 개월 새 1000만~2000만원씩 뛰었다. 하지만 정부의 재건축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매매값은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29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총 4120가구의 대단지인 반포주공 2.3단지 주민들이 지난달부터 한꺼번에 이주에 나서면서 주변 전세물량이 대부분 소진돼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반포.잠원동 인근 단지의 전셋값은 24평 규모가 1억2000만~1억5000만원(새 아파트는 최고 2억원)으로 올해 초보다 15~20% 급등한 상태다. 주변단지의 전세매물이 부족한 게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반포동 토건부동산 관계자는 "주공아파트 주민 중 상당수는 20평 안팎의 소형평형에 사는 세입자들"이라며 "이들이 학군 등을 고려해 주공 1단지나 잠원동 등 주변단지 20~30평형을 주로 찾기 때문에 이런 전세 매물은 나오자마자 바로 소진된다"고 말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한신1차도 곧 이주에 들어갈 예정이라서 전세 매물은 더욱 귀해질 것"이라며 "세입자들에게는 이주비 지원도 없어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세입자들이 수도권으로 이사하는 대안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매매가는 최근 들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포주공 2단지의 매매가는 18평형(재건축 후 무상 34평형)이 7억5000만~8억원으로,설 이후 1억~2억원 올랐으나 최근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호가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다. 반포주공 2.3단지와 한신1차의 조합원 물량은 한 차례 사고 팔 수 있지만, 이후엔 입주 때까지 거래가 제한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