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동조합 간부들이 회사측에 취업청탁을 하면 1차 관문인 면접은 100% 보장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검 특수부(부장 한찬식)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4년 상반기 사원 공개채용에 2만2000여명이 응시해 이 중 1854명(8.3%)이 면접을 통과했는데 여기에 노조 간부가 추천한 사람은 모두 면접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노조가 현대차 취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노조 간부들은 입사희망자의 지원서에 추천인으로 기재한 후 이러한 사실을 회사 관계자에게 알리면 회사 인사팀에서 취업에 반영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또 취업청탁자 명단에 들어 있는 노조 간부 30여명 중 2002∼2003년 10대 노조집행부의 이헌구 위원장(45·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과 현 노조 간부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 인사 및 노무팀 사무실에서 압수한 신입사원 입사 구비서류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전 위원장이 직접 입사를 추천한 사례를 여러 건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은 "취업청탁을 하거나 업자로부터 리베이트 등을 수수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현대차 노조 3대 위원장에 이어 2003년 10대 위원장을 맡아 3개월여 동안 장기파업을 주도하며 대기업에선 처음으로 임금삭감 없는 주 5일제 등을 이끌어내는 등 민노총의 핵심 인물로 평가되고 있어 이씨가 취업청탁에 연루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노동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