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의혹 갈수록 확산] 정찬용 "김재복 청와대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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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의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을 조사 중인 감사원은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에 이어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도 조사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감사원은 25일 "올 초 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이 갈등을 빚고 있을 때 문 위원장뿐 아니라 정 전 수석도 화해를 종용했다는 얘기가 나와 일단 유선상으로 본인과 연락해 대강의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며 "민간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문위원장과 함께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전 수석은 "서남해안 개발사업을 연구해 온 문모 서울대 교수의 소개로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을 알게 됐으며 이후 주한 싱가포르 대사,청와대 관계자 등과 함께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며 "서남해안 개발사업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었으며 구체적인 계약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정 전 수석은 "김재복 사장이 지난해 여름 청와대를 한 차례 방문해 싱가포르 자본의 국내 유치방안을 협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 사이에 갈등이 있다고 해서 지난 3일 양측 사장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다"며 "설명을 들어봐도 잘 모르겠고 판단을 하기 어려워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또 동북아시대위원회에 오래 근무해 행담도 개발사업을 잘 알고 있는 정태인 국민경제비서관도 원칙적으로 조사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청와대 현직 비서관이 감사원 조사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원은 이날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 사장을 시내 모처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특히 김 사장이 EKI(행담도개발㈜의 대주주) 지분 58%를 취득할 때 경남기업으로부터 120억원을 차입했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이 행담도 개발사업 2단계 시공사로 선정된 대가 차원에서 김 사장에게 돈을 빌려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EKI가 발행한 채권 8300만달러 가운데 우정사업본부가 6000만달러를 매입한 경위에 대해 내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투자를 담당했던 직원들은 이 채권의 수익률이 5.72%로 비교적 높은 데다 주식매수청구권 등으로 원리금 회수가 가능해 투자했다고 설명하고 있다"며 "순수 투자목적이라지만 의혹해소 차원에서 감사실을 통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원순·고기완·김인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