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신용평가를 받고 신용등급을 획득하는 등 학교 재정 건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학교 시설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금융회사의 눈에 들어야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강남대학교는 한국신용평가가 강남대에 A-의 이슈어(Issuer) 신용등급을 부여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슈어 신용등급이란 회사채 발행 목적(회사채 예비평가)이 아니라 정부기관 입찰이나 홍보 등 특수목적으로 필요할 때 받는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학교법인의 신용평가 사례가 빈번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학교법인이 신용등급을 받은 것은 강남대가 처음이다. 김형수 한신평 책임연구원은 "강남대는 학교재단의 건전성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고 이를 통해 학생과 정부 등에 대해 좋은 학교 이미지를 알리고,현재 추진 중인 기숙사 건설사업에 금융회사 대출을 받기 위해 신용등급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숙사 외에 영화관 음식점 등에도 민간투자를 허용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신용평가 등급을 받고자 하는 대학의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학도 신용평가를 받는 시대가 사실상 개막된 셈이다. 현재 한신평에 신용평가를 의뢰한 대학만도 3~4개에 달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지방대들이 객관적인 지표를 확보키 위해 이같은 방법을 쓸 것이라는 게 신용평가회사들의 설명이다. 한신평측은 "미국의 경우 300개 이상 대학이,일본은 20여개 대학이 신용평가등급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도 신용등급 획득을 원하는 대학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학에 투자하는 민간기업들은 점점 늘고 있다. 최근 건국대는 2000만원 이상을 15년 동안 투자하면 연 7% 정도의 이율을 보장해 준다는 투자 조건을 내걸고 기숙사 펀드를 조성,하루 만에 공사금액 300억원을 포함한 건설대금 460억원을 확보했다. 경희대도 건국대와 같은 방식으로 기숙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상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