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최고 지도자인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만나 북핵문제를 비롯한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박 대표는 이날 만남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대북 설득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을 다하는 유능한 중재자가 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3월 미국 방문 때 선보인 북핵구상의 큰 그림을 중국측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과 포기하지 않을 경우의 불이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북한으로 하여금 전략적 선택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전여옥 대변인은 "박 대표가 북한과 가장 신뢰관계가 있는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요지의 언급을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경제 외교 문화 분야에 대한 한·중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21세기 동북아 발전을 위해 한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 대표는 이번 후 주석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은 물론 외교적 역량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김하중 주중 대사도 23일 박 대표와의 오찬에서 "중국에 오면 누구든지 후 주석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성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중국에서 자발적으로 만나고 싶어했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베이징=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