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한국 가려해도 언어장벽 때문에 못가"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 개발로 미국이 온통 어수선하다. 24일 미 하원이 '줄기세포 연구증진 법안'을 놓고 토론에 착수, 이르면 25일 또는 26일께 찬반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며 기독교계 보수 단체들은 황 교수가 몰고 온 충격 파장을 꺾기 위해 본격적인 여론 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놓고 연일 TV에서 찬반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미국의 과학자들은 연구가 보다 용이한 캘리포니아 주로 임지를 옮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미하원 법안 심의 = '줄기세포 연구증진법안 2005'을 끈기있게 밀어붙여온 민주당의 다이애나 드제트(콜로라도) 의원은 마이크 캐슬(델라웨어) 등 공화당의 중도파 의원들을 설득, 법안 상정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하원의원 과반수의 연대 서명을 받아내 부시 대통령에게 연구대상 줄기세포주를 보다 확대할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당뇨, 루게릭 병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 연구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이들 의원의 열정으로 현재 공화당 의원 약 40명이 지지파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은 축조과정에서 보수파의 반발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연구 대상을 인공 수정 시술에서 사용하고 남은 8천개의 배아로 제한하고 있다. 퓰리처 상을 수상한 정치 평론가인 데이비드 브로더는 22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이 초당파적인 지지를 얻어 상정되기는 매우 드문 일라면서 이는 줄기세포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지 여론이 높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 보수 단체 반대 = 하원의 법안 심의 하루전인 23일 (현지시간) 기독교계 보수단체인 가정연구협의회(FRC)는 워싱턴 시내 하원 캐넌 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황 교수의 맞춤형 배아줄기 세포 연구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단체는 지난 20일 부시 대통령이 줄기세포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히자 즉각 지지하는 성명을 낸바 있다. 이 단체는 "한국의 연구는 인간이 실험용으로 창조될 가능성을 더욱 높여 주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환자에게 유익하고 또한 윤리적인 탯줄혈액(cord blood) 세포 연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 TV 논쟁 가열 = 22일 '폭스 뉴스 선데이'에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 반대론자로 유명한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유전병을 앓는 14세 아들을 둔 전 미식축구 선수이자 방송 진행자인 부머 이샤이슨이 출연, 토론을 벌였다. 롬니 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연구는 비윤리적 영역으로 진입한 것"이라고 성토했으며, 이샤이슨은 "미국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든 않하든 이 일은 한국이든 싱가포르든 영국이든 어디서나 행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 美 과학자들, 캘리포니아행 =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 의대 교수인 스테판 헬러 박사는 지난해 11월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30억 달러를 지출하는 주민 제안을 통과시킨 캘리포니아주의 스탠퍼드 대학으로 자리를 곧 옮기려 하는 등 많은 과학자들이 캘리포니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 전했다. 이 신문은 롬니 주지사가 치료용 복제 금지법을 만들기 위해 주 의회를 설득했을 당시 하버드 과학자들이 뉴저지 주로 대거 이주할 것이라고 위협했었으나 롬니 주지사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그 누구도 미국 과학자들이 언어 장벽 때문에 한국으로 영구 탈출하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으며, 이제 캘리포니아로의 유혹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