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와 사모투자펀드 등 국제투자자금이 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투자수익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아시아시장이 유망하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권 부실채권과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18일 미국·유럽계 헤지펀드와 사모투자펀드들의 투자자금이 싱가포르와 홍콩 등을 기점으로 아시아시장에 속속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6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미국의 헤지펀드 피쿼트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싱가포르의 한 자산운용사와 공동으로 아시아에 투자할 3억달러의 펀드를 최근 새로 조성했다. 피쿼트는 미국에서는 주로 주식에 투자했지만 아시아에서는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비롯 부실기업과 부동산 등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씨티그룹 계열의 헤지펀드 트리베가 글로벌 매니지먼트도 싱가포르에서 20억달러 규모의 새 펀드를 만들어 투자대상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밀레니엄 파트너스 역시 최근 홍콩에 사무실을 개설,아시아 투자 확대를 위해 현지 헤지펀드와 제휴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WSJ는 일부 헤지펀드들은 아예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현지 헤지펀드를 직접 인수해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6870억달러가량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북미지역 헤지펀드들의 경우 아시아 등 해외 투자 비중을 15%에서 20~50%까지 높이고 있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또 세계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도 아시아 헤지펀드에 대한 첫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캘퍼스는 전체 헤지펀드 투자분 5억달러 중 상당부분을 아시아에 투자한다는 방침 아래 일본 스팍스 자산운용,홍콩 비전투자관리,싱가포르 KBC 알파자산운용 등과 협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캘퍼스가 아시아에 뛰어들 경우 다른 연기금도 뒤를 이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모투자펀드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세계 최대 사모투자펀드인 미국의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는 삼성생명 지분 매입을 추진 중이며 사모투자펀드계의 또 다른 큰손 블랙스톤도 인도에 10억달러,중국에 1억달러를 각각 투자할 방침이다. 이 밖에 2001년부터 골프장을 중심으로 일본 부동산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외국계 펀드들도 최근 들어 호텔 오피스빌딩 등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론스타 콜로니캐피털 등은 물론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들도 계열 펀드 등을 통해 일본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 헤지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피터 처크하우스는 "부동산 시장만 놓고 봐도 미국과 유럽은 이미 너무 가격이 오른 반면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는 아직도 투자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