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의 프라이드 조립라인이 노조의 특근 거부로 엔진 공급이 일시 중단되면서 12일 오후 3시30분부터 13일 오후 3시30분까지 24시간 동안 멈춰섰다. 노조는 성과급 100% 일괄지급 등 23개 요구사항을 사측이 받아들일 때까지 토요 특근을 거부한다는 계획이어서 프라이드 신차효과 활용과 해외 수출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노조가 지난 7일 토요 특근을 거부하면서 엔진 생산이 하룻동안 중단됐다"며 "그 여파로 12일부터 24시간 동안 소하리공장의 프라이드 생산라인이 멈춰섰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화성공장에서 생산 중인 알파엔진과 베타엔진 공급 차질로 프라이드뿐 아니라 옵티마 카렌스 생산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으며,엔진에 이어 변속기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하는 등 연쇄적인 파장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집계된 생산 차질 대수는 완성차 1300대와 반제품 수출 차량 1480대 등 모두 2780대이며,이달 말까지 특근 거부가 계속될 경우 생산차질 대수는 4435대(매출 손실 62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프라이드의 신차 효과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사태가 확산될 경우 수출 납기 지연 등으로 대외신인도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채용비리' 사건으로 홍역을 앓은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새 집행부가 출범하자 △성과급 100% 일괄지급 △6시그마 운동 철폐 △과거 불법적으로 생산라인을 세운 노조간부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등 23개 항목을 요구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이달부터 토요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토요 특근 거부가 법적으로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했지만 산업계는 현재 주문이 대폭 밀려 있는 상황이란 점에서 사실상 파업과 다름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가 내건 '긴급 노사협의 안건'은 모두 23가지.문제는 모든 요구 사항이 회사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데 있다. 특히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100%만큼을 지급하라' 는 등의 요구는 현 경영 여건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6시그마 운동을 철폐하라는 것은 '좋은 차를 만들지 말자'는 얘기와 똑같다"며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품질 개선 도구로 활용한 6시그마를 유독 기아차 노조만 거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회사측이 긴급 노사협의 안건에 대해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고 있어 토요 특근 거부를 하게 된 것"이라며 "성과급 지급 및 6시그마 철폐 등 대부분의 요구 사항도 과거 회사측과 합의한데 기초한 것인 만큼 전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