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오를 전후해 워싱턴 상공에 괴비행기 소동으로 오렌지색 경계경보와 주요 건물에 대한 긴급대피령이 내려졌을 시점 워싱턴에 있던 중미지역 대통령 6명이 역시 소개령이 내려진 미 의사당을 향해 급하게 차를 몰고 가고 있었다. 미국과 중미 6개국간 무역협정 이른바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 비준안이 미 의회에서 상당 기간 난항을 겪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당사자인 중미지역 대통령 6명을 워싱턴으로 긴급 소집해 미국 의원들을 대상으로 `대통령 6명 1일 합동로비'를 벌이도록 요청한데 따른 것. 미국 의회 역사상 구체적 법안을 놓고 대통령 6명이 한꺼번에 의사당으로 몰려와 `전격 로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평가다. 이날 소개령이 내려진 의사당으로 향한 대통령 6명의 국적은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로,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도미니카공화국이다. 대통령 6명은 이날 빌 프리스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리처드 루거(공화.인디애나) 상원 외교위원장 그리고 몇몇 상원의원들을 만났다. 대통령들은 기자들의 질문도 아랑곳하지 않고 회담장을 향해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대통령들은 데니스 해스터트(공화.일리노이) 하원의장도 만날 예정이었으나 그 마저도 괴비행기로 인한 의사당 소개령으로 무산됐다. 이런 악조건에서 77세 노구를 이끌고 의사당을 방문한 엔리케 볼라뇨스 니카라과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들 대표'로 미 의원들 앞에서 "여러분 국가와 또한 그 이웃을 아끼기 때문에 CAFTA 비준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압니다"고 읍소형 연설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롭 포트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미지역 대통령 6명이 미 의원들에게 CAFTA가 중미지역의 국가경제 성장, 민주주의와 정치안정에 중요하다는 점을 직접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해 워싱턴에 오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부시 행정부는 대통령 6명이 워싱턴에 도착하기 전 미국 주요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주지사 및 언론사 간부 면담, 집회 참석 등을 통해 CAFTA의 필요성을 알리도록 했다. 문제가 된 CAFTA는 미 의회에서 외국과의 FTA 비준 역사상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가장 첨예한 대립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시 행정부는 CAFTA로 중미 지역 민주주의 신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미국내 노동조합, 설탕 재배농민 등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반대자들은 CAFTA가 발효하면 미국내 제조업 부문에서 300만명이나 실직할 가능성이 있고 기록적인 수준의 무역적자를 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