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교육시장 잡아라] 샐러던트족, 일하랴‥ 공부하랴‥ "하루가 짧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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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학년생으로 취업을 목전에 둔 K씨(25)의 하루는 고3생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바쁘다.
다니는 학원만 두 곳에 달한다.
우선 영어학원에서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배운다.최근 기업들이 영어로 기획안을 만들어 발표하는 능력을 면접시험에서 측정하는 추세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어 금융자격증 전문학원에 '출근'한다.
그가 취업을 원하는 분야는 은행권.전형과정에서 AFPK(종합재무설계사) 자격증이 우대받는다.
졸업하기 전에 미리 딴 다는 것이 목표다.
직장인이라고해도 놀 틈이 없다.
L대리의 목표는 900점.승진을 위해 필요한 점수는 800점이지만 그 정도로는 안심이 되지 않아 '3개월 900점 완성반' 수업을 듣고 있다. 저녁에는 온라인으로 MBA(경영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L대리는 "내년이면 승진연차가 되는데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도태될 것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K씨 같은 취업준비생과 L대리 같은 직장인들이 대거 성인 사교육 시장에 몰려들면서 관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취업준비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한 교육시장 규모가 최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입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사교육 시장이 성인교육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성인교육시장은 크게 기업의 직장인 재교육 기관과 어학·자격증 학원으로 나뉜다.
직장인 재교육은 대기업의 협회나 대기업들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전문업체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전경련 국제경영원,능률협회,기업평가원,크레듀 등을 들 수 있다.
기업들이 사내교육의 일부를 이같은 외부기관에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이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
크레듀의 김영순 사장은 "직장인 재교육을 위한 온라인 콘텐츠가 다양화되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직원들 중에서도 교육을 받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학·자격증학원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단일 시장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토익으로 대표되는 어학원 시장이다.
이같은 추이는 대표적인 어학시험인 토익 응시자를 보면 나타난다.
올 1분기 전체 토익 응시자 수는 41만7000여명.2003년 같은 기간의 32만4000여명보다 10만명 이상 응시자가 많아졌다.
토익의 주관사인 토익위원회 관계자는 "더 많은 취업 준비생과 직장인들이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며 "토익과 관련된 학원 교재 등 관련 시장 규모도 응시자 수의 증가세만큼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비즈니스 회화,영어 프레젠테이션 등 이전에는 해외 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이나 들었을법한 강좌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YBM 어학원 관계자는 "연간 직장인이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쓰는 1인당 교육비가 154만원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온 바 있다"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어학원 시장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새로운 강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격증 학원들은 공인중개사 열풍으로 덩치를 키웠다.
최근에는 부동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금융 전산자격증 전문학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성인 자격증 시험의 '대부'격인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16만7797명이 응시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